지난 18일 여덟 번째 미니앨범 '포에버'를 발매한 밴드 데이식스. 데이식스는 앨범 발매 닷새 전인 지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열었다. 데이식스 공식 트위터맏형 성진을 시작으로 멤버 전원이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느라 '여백기'를 보내야 했던 밴드 데이식스(DAY6). 데이식스가 성진·영케이·원필·도운 4인 완전체 활동을 하지 못하는 동안, '알음알음 듣는 명곡'으로 꼽혔던 '예뻤어'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등이 활발한 입소문을 타고 역주행에 성공했다. 데뷔 때부터 '늙지 않는 음악'(원필)을 하고 싶다고 한 바람이 이루어진 순간이었다.
"데이식스가 정상 영업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데이식스 미니 8집 '포에버'(Fourever) 발매 라운드 인터뷰에서, 리더 성진은 활동 재개를 '정상 영업'이라는 표현으로 대신했다. "앞으로 달릴 일만 남았다"라는 데이식스가 들려준 이야기 중 새 앨범 '포에버'와 관련된 부분을 중심으로 옮긴다.
밴드도, 곡도 인지도가 올라갔고 더 폭넓게 사랑받으면서 기대치가 높아진 상황. 완전체 앨범을 내지 못한 시간이 2년을 넘어가고 있던 차였다. 게다가 여백기를 마치고 내는 첫 앨범이라 데이식스도 여러 부담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멤버 전원이 거친 군 생활이 데이식스의 음악에도 변화를 주었는지 질문이 나왔다. 해군으로 복무한 원필은 바다를 보며 "진짜 많은 생각"을 했다며 "우리가 다 모여가지고 새로운 앨범을 들고나올 때 과연 어떤 걸 좋아하실까. 어떤 음악을 해야 할까. 여태까지 안 했던 음악으로 완전히 새롭게 보여줘야 할까, 아니면 우리가 기존에 해 왔던 거로 약간 익숙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게 맞을까 했다"라고 답했다.
데이식스 미니 8집 '포에버'의 트랙 리스트. 타이틀곡 '웰컴 투 더 쇼'를 포함해 총 7곡이 담겼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원필은 "어쨌든 저희가 마이데이(공식 팬덤명)를 많이 기다리게 했다. 이번만큼은 우리가 좋아하고 잘하는 그런 곡으로 나오는 게 좋겠다, 거기에 초점을 맞췄던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또한 원필은 "사운드도 그렇고 발전된 부분이 있겠지만 곡을 들었을 때 '아, 이거 데이식스 음악이다' 느낄 수 있게 그런 음악을 준비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라고 말했다.
영케이가 단독 작사하고 성진·영케이·원필·홍지상이 공동 작곡, 홍지상이 편곡한 '웰컴 투 더 쇼'(Welcome to the Show)는 연인 사이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오래 기다려 준 마이데이를 향한 데이식스의 고마움을 표현한 곡이다. 포스트 브릿팝 사운드에 프로그레시브 하우스 장르 요소를 더해 웅장하면서도 벅차오르는 게 특징이다.
데뷔 때부터 존재한 '컨펌 시스템'은 당연히 이번에도 작동했다. 멤버들이 타이틀곡으로 점찍은 노래가 있다고 해도 투표를 거쳐야 최종 선정될 수 있다. 영케이는 "아직까지도 어떤 곡이 타이틀이 될지 모른다. 다 자식 같은 곡 중에서 하나가 컨펌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타이틀곡 컨펌이 안 되면 앨범이 나오지 못한다"라고 설명했다.
데이식스 도운. 데이식스 공식 트위터멤버들이 따로 또 같이 만든 곡 전체를 회사에 제출하면 회의를 거쳐 좁혀나간다. 물론 데이식스의 의견도 듣는다. 이번 미니 8집 '포에버'에서 멤버들 공통 의견으로 강력히 힘을 실은 타이틀 후보는 '웰컴 투 더 쇼'였다. 다행히 컨펌 시스템에서 살아남아 진짜로 타이틀곡이 됐다.
작사·작곡에 참여한 영케이는 "'웰컴 투 더 쇼'는 맨 마지막, 7번째로 작업한 곡"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제가 작년에 페스티벌을 돌았는데 다 같이 뛰고 즐기는 분위기가 굉장히 좋더라. 뭔가 함께 부르고 뛸 만한 곡이 없지 않나 하는 생각에, 시작할 때부터 뛰기에 알맞은 속도로 BPM을 정했다. 노래로도 그렇고 인트로도 그렇고 다 같이 즐기기에 최적화한 곡이지 않나 싶어서 (정했다)"라고 밝혔다.
'웰컴 투 더 쇼'는 이번 앨범 수록곡 중 연주하기에 고난도인 곡을 묻자 원필이 답한 곡이다. 원필은 "건반이 처음부터 끝까지 가야 하는 곡이기도 하고, 보컬에서도 한번 약간 지르는 구간이 있어서 제가 정신을 딱 잡고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영케이는 "'웰컴 투 더 쇼' 건반과 우리 보이스(목소리)로만 이루어지는 구간에서 (건반 연주자의) 손이 좀 바쁘다"라며 원필을 보고 "파이팅"이라며 웃었다.
데이식스 원필. 데이식스 공식 트위터드러머 도운은 2번 트랙 '해피'(HAPPY)를 들었다. 도운은 "펑크적 요소가 되게 강하다고 생각한다. 하이햇 톤이 되게 두껍다"라며 "제가 그냥 데이식스 평소 곡 치듯 하는 것보다 되게 두껍다.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라고 말을 흐려 취재진에게 웃음을 안겼다.
그는 "(다른 곡이) 찍찍찍찍이었으면 ('해피'는) 찹찹찹찹 하고 세게 쳐야 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다 보니까 리듬 하나 끌고 가는 게 너무 힘이 많이 들더라. 전완근이 털려가지고 이 부분은 운동을 하긴 해야겠다 싶었다. 헤비메탈 하시는 분들도 개인 PT 선생님이 다 있다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각각 베이스와 기타를 연주하는 영케이, 성진은 '나만 슬픈 엔딩'을 꼽았다. 영케이는 "베이스랑 보컬 같이 가는 게 제일 어려운 게 '나만 슬픈 엔딩'이다. 리듬적으로도 엇박을 많이 가는 노래다. 모든 노래가 베이스랑 보컬이랑 박자가 엇나갈 때 어려운 것 같다"라고 말했다.
데이식스 영케이. 데이식스 공식 트위터성진도 "저도 뭐 '나만 슬픈 엔딩'이 무드를 잘 깔아줘야 하는 기타인데 이게 생각보다 (손놀림이) 바쁘다. 바쁜데, 그게 무드로만 약간 연출이 돼서 사실 조금 억울한 감이 없지 않다"라며 웃었다. 그러고는 곧장 "나름대로 저는 만족한다"라고 해 웃음을 유발했다.
앨범의 2번 트랙 '해피'를 쓰게 된 배경도 전했다. 영케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답은 내리지 않고 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내가 행복한 날이 올까, 행복할 수 있을까, 마냥 아무 걱정 없이 행복한 날이 오긴 오는 걸까…"라며 "이 노래 들으면서 어떠한 답을 얻기보다 '아, 이 곡을 부르는 사람들도 이런 질문을 던지는구나.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구나' 하신다면, 위로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곡을 썼다"라고 말했다.
데이식스 멤버들에게 '행복'이란 무엇일까. 성진은 "저는 아무런 감정에 동요가 없을 만한 컴플리트(complete, 완벽)한 하루, 평범한 일상을 보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요즘 되게 행복하다"라고 해 일동 웃음을 터뜨리게 한 도운은 "가장 큰 행복은 사실 무대인 것 같다. 그거는 아무것도 대체할 수 없다. 짧고 굵은 큰 한 방이라고 해야 하나"라고 바라봤다.
데이식스 성진. 데이식스 공식 트위터원필은 "준비 과정에서 힘든 부분들이 있어도 무대에 섰을 때, 그때가 어떻게 보면 더 짧은 순간일 수 있는데도 그때가 행복한 게 더 크다. 그전에 힘들었던 게 다 감싸진다고 해야 하나? 무대에 서서 멤버들하고 같이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고 마이데이분들과 같이 소통하는 시간에 힘든 게 다 상쇄된다"라고 말했다.
영케이는 "저는 당연히 무대 설 때, 노래 부를 때, 멤버들이랑 장난치고 있을 때, 곡 작업하고 저희한테 있어서 첫 완성본인 가이드 녹음하고 수정 보고 있을 때…"라며 "무대에 섰을 때처럼 거창하지 않더라도 정말 작은 것들도 다 행복이라고 생각하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행복에 대한 허들을 너무 높이게 되면 그걸 가지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이 들어야 하니까. 우리가 기분이 좋기만 하면 되는 것 같다. 기분 좋은 날 좋아하는 커피집에서 좋아하는 음료 마시는 것도 충분히 행복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좋아하고 잘하는 음악을 하면서도, 이전보다 '성장'했다는 것을 담고 싶었다는 데이식스. 멤버들이 생각하는 '포에버' 앨범의 성장 지점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이에 성진은 "사운드적인 게 제일 클 것 같다. 기타 톤을 되게 많이 고민했고, 베이스·드럼·건반 전부 다 톤을 좀 더 풍성하게 내 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왼쪽부터 도운, 성진, 원필, 영케이. 데이식스 공식 트위터성진은 "색깔, 텍스처 같은 경우도 뭔가 한 장르로 깊게 들어가는 느낌을 더 주고 싶었다. 그런 부분 노력이 많아서 그게 조금 느껴지는 앨범이 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라면서도 "평가는 듣는 분들이 어떻게 봐주시냐에 달라질 것"이라며 청자의 판단에 맡겼다. 영케이는 "저는 녹음된 걸 들으면서 느낀 게 보컬리스트로서의 성장이 조금 있지 않았나 싶었다"라고 거들었다.
원필은 성장한 부분으로 '팀워크'를 언급했다. "'성장했다고 해야 하나?'라고 조심스러워하던 그는 "오랜만에 뭉쳐서 합주하고 그럴 때 진짜 느꼈다. '우리가 진짜 팀은 팀이다' 한 게(사례가) 되게 많다. 합주도 오랜만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맞는다. 서로 안다. '아, 이렇게 들어오겠구나!' 오래 하다 보니까, 하도 붙어있으니까. 곡 작업할 때도 형들이 어떤 멜로디 부르고 있으면 '이거 괜찮은데?' 하면서 디벨롭(발전)시킨다"라고 밝혔다.
"제가 아까 20년을 보고 갔다고 하지만 사실 저는 그 20년 사이에 무조건 '우리 음악은 언젠가는 된다' 하는 자부심을 가지고 임했어요. 앞으로도 이렇게 자부심을 가지고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따라오지 않을까요." (성진)"우리가 오랜만에 돌아왔는데 기다려주는 사람이 없으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도 했고요. 데이식스 데뷔 후에 몇 년이 지났으니까요. 요즘 이렇게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누군가로부터 계속 기억되기가 쉽지 않아요. 불러주시는 곳 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야지 하게 됐습니다. (…) 저희 넷이 다 같이 부르는 음악이 영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담았어요. 앞으로 달릴 일만 남았습니다. 멀리 보고 오랫동안 음악 하고 싶기 때문에, 우리 정말 몸도 마음도 페이스 조절하면서 오랫동안 같이 걸어갈 생각 하고 열심히 걸어가도록 할게요." (영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