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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너냐" 인천 중·강화·옹진 배준영-조택상 세 번째 '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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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너냐" 인천 중·강화·옹진 배준영-조택상 세 번째 '격전'

    소년공 출신 노동운동가 vs 기업인 출신 국회의원
    원도심 선거구 제외·신도시 인구 급증…'보수 텃밭'에서 '격전지'로
    경색된 남북관계·해병대 외압 의혹 변수…캐스팅보트는 옹진군
    "강화군 1위 후보가 당선" 징크스 지속 여부도 '눈길'
    여야 강세 지역 뚜렷…후보들, 지지율 끌어올리기 '안간힘'

    인천 중·강화·옹진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조택상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배준영 후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인천 중·강화·옹진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조택상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배준영 후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더불어민주당 조택상(65) 전 인천시 균형발전정무부시장과 국민의힘 배준영(56) 의원이 22대 총선 인천 중·강화·옹진 선거구에서 운명의 세 번째 대결을 펼친다.
     
    앞서 두 번 맞붙어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조 후보의 설욕전이 되느냐, 배 후보가 2차 방어전에 성공하느냐가 관전포인트다. 또 '강화군에서 승리한 후보가 당선된다'는 징크스가 이번에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소년공 출신 노동운동가 vs 기업인 출신 국회의원


    25일 CBS노컷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 중·강화·옹진 선거구에 출마한 두 여야 후보는 성장 배경과 정치적 행보 모두 정반대 방향에서 출발해 성장한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조 후보가 노동운동가로 활동하다 기초단체장, 광역시 부시장 등으로 이력을 넓혔다면, 배 후보는 청와대에서 정계와 인연을 맺은 뒤 기업가, 국회, 정당을 거쳐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민주당 조택상 후보는 고교시절 낮에는 소년공으로, 밤에는 인천 선인고등학교를 다니다가 현대제철에 입사한 뒤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그는 전국 철강노동조합 협의회 상임대표를 거쳐 현대제철 역사상 최초의 통합 노조위원장을 지냈다. 이후 정치권에 진출해 2010년 제5회 지방선거 인천 동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노동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재선에 실패한 조 후보는 2016년 20대 총선 인천 중·동·강화·옹진 선거구에 정의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무소속 안상수(77) 후보와 새누리당 배준영 후보에게 밀리며 3위로 낙선했고,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재출마했지만 미래통합당 배준영 후보에게 2.6%p 포인트 차이로 밀려 낙선했다.
     
    이후 조 후보는 2021년 1월~2022년 4월 인천시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을 지낸 뒤 이번 총선에서 이동학 전 최고위원과 조광휘 전 인천시의원 등과 경선을 벌여 세 번째 공천장을 받았다.
     
    반면 국민의힘 배준영 후보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1997년 7월~1998년 1월 정무1장관실 비서실 근무, 1998년 2월~1999년 6월 대통령비서실 공보수석실 행정관 등을 지내면서 정계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그는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인천 지역 항만물류기업인 우련통운에서 2001~2008년 대표이사 등을 맡으면서 한국항만경제학회 이사, 인천상공회의소 의원 등을 지내는 등 기업인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국회의장 공보비서관, 국회 부대변인 등을 지낸 뒤 2012년 19대 총선 때 새누리당 후보로 인천 중·동·옹진 선거구에 출마하려 했지만 공천에 탈락했다.
     
    그는 2016년 20대 총선 때에도 인천 중·동·강화·옹진 선거구에 재출마해 새누리당 공천장을 받았지만, 공천에 불복하고 출마한 안상수 전 인천시장에게 밀려 1.3p(1662표) 차이로 낙선했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단독 공천을 받은 뒤 조 후보와 총력전을 벌여 첫 금배지를 달았다. 그는 초선 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인천시당위원장, 전략기획부총장 등을 지내며 당내 영향력을 넓혔다.


    인천 중·강화·옹진 선거구 선거인 수 변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인천 중·강화·옹진 선거구 선거인 수 변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원도심 선거구 제외·신도시 인구 급증…'보수 텃밭'에서 격전지로


    중·강화·옹진 선거구는 그동안 "보수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보수 텃밭'으로 분류됐다.
     
    실제 이 선거구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열풍이 불던 17대 총선에서 당시 열린우리당 소속 한광원 전 의원이 당선된 것을 제외하고는 그동안 보수 성향 정치인이 당선을 독차지해 왔다. 현재 구청장·군수 3명, 광역의원 4명 등 당선자 모두를 국민의힘이 '싹쓸이'했을 정도다.
     
    정치권에서는 이 선거구가 보수 텃밭으로 굳어진 이유가 중구 원도심과 접경 지역 주민들의 성향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이 선거구에서는 보수정당 후보는 대체로 난립했고, 진보정당 후보는 출마는 적었다.
     
    배 후보가 2012년 처음 이 선거구에 문을 두드렸지만 공천 심사 과정에서 탈락했고, 2016년에는 공천장을 받았음에도 탈당한 무소속 후보에 밀려 낙선한 뒤 세 번째 도전 만에 금배지를 단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반면 조 후보는 두 차례나 선거에서 패배했음에도 마땅한 대체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세 번째 도전이 가능했다.
     
    그러나 지난 21대 총선부터 원도심이었던 인천 동구가 미추홀구와 합쳐지고, 중구 영종신도시 인구가 빠르게 늘면서 표심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보수 성향의 유권자가 줄어든 반면 진보 성향의 젊은 층의 입주가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변화로 최근 20대 총선과 21대 총선에서 이 선거구의 당락은 모두 3% 이내에서 결정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과 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의 통계자료를 보면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인천 중구 원도심(신포·연안·신흥·도원·율목·동인천·개항동)의 유권자 수는 4만1740, 영종신도시(영종1·영종2·운서·용유동)의 유권자 수는 7만3558명이었다.
     
    그러나 올해 2월말 기준 이 선거구의 18세 이상 인구는 중구 원도심은 3만9362명, 영종 신도시는 9만7570명이다. 4년 사이에 중구 원도심 인구는 2300여명 줄었고, 영종신도시는 2만4천여명 늘었다. 같은 기간 옹진군은 1만8585명에서 1만8870명, 강화군은 6만2049명에서 6만2617명으로 변화했다. 옹진군은 285명, 강화군은 568명 늘었다.
     
    이같은 인구 변화는 조 후보에게는 호재로, 배 후보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21대 총선 지역별 득표율을 보면 영종신도시에서는 조 후보가 58.8%를 얻어 39.4%에 그친 배 후보를 크게 앞질렀다.
     
    그러나 배 후보는 중구 원도심에서 49.9%, 옹진군 58.0%, 강화군 60.9%의 득표율을 각각 얻어 이 지역에서 각각 48.0%, 39.7%, 36.9%에 그친 조 후보에 크게 앞서면서 당선증을 받았다. 영종 신도시는 조 후보가 우세, 강화·옹진군은 배 후보가 우세하고, 중구 원도심에서는 백중세를 기록했던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선거 결과는 지난 총선이 '민주당 바람'으로 지역구와 비례 의석에서 180석을 얻었고, 인천에서도 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석수가 11대 2로 민주당이 압승했을 때 나왔다. 이번 선거가 지난 선거와 같은 민주당에게 유리한 구도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조택상 후보와 국민의힘 배준영 후보의 역대 총선 득표수 추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더불어민주당 조택상 후보와 국민의힘 배준영 후보의 역대 총선 득표수 추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경색된 남북관계·해병대 외압 의혹 변수…캐스팅보트는 옹진군


    정치권은 21대 총선에서 인천 중·강화·옹진 선거구의 당락을 가를 가장 큰 변수로 옹진군을 지목한다. 지난 총선에서 옹진군은 배 후보에게 조 후보보다 2429표를 더 몰아줬다. 옹진군은 대체로 보수 성향을 띠고 있지만 최근 들어 민주당 소속 군수와 인천시의원을 배출하는 등 줄곧 보수 후보만 지지했던 강화군과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
     
    실제 옹진군은 문재인 정부 시절 치른 지난 8대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민주당 소속 군수와 인천시의원을 배출했다. 현재도 군수는 여당 소속이지만 옹진군의회 의장은 민주당 소속이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남북관계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옹진군 선거인 수 1만8870명 가운데 40%(7672명)를 차지하는 서해5도(연평·대청·백령도)의 표심이 주목받는다. 이번 총선이 윤석열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도 띠고 있어 현 정부 대북정책에 대한 평가가 표심으로 드러날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북한의 해안포가 남한 방향으로 개방된 데다 올해 초에는 연평도와 백령도 인근에 해안포 수백발을 무더기 발사하는 등 서해5도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한 연평도 주민은 "정부의 정책 기조로 안전을 위협받고 어업활동도 제약이 더 심해지는데 국회의원마저 여당 후보를 지지하면 지금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전했다.
     
    옹진군에서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백령도 표심에도 변화가 관측된다. 백령도는 18세 이상 인구 4405명 가운데 절반가량이 해병대와 그 가족으로 추정되는 지역이다. 해병대 휘하 여단 가운데 유일하게 전방해 위치하고 있어 해병대 안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곳으로 평가받는다. 일례로 해병대 사령관 대부분이 백령도를 거쳐갔다.
     
    백령도의 한 주민은 "대통령이 해병대 제1사단 일병 사망 사고의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나온 데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피의자로 입건돼 출국금지 조치를 받은 전 국방부 장관이 주호주 대사로 임명되는 등 해병대를 둘러싼 정부의 대처를 두고 해병대 가족들이 매우 실망했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듣고 있다"며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도 큰데 군 가족들 역시 다른 이유로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조택상 후보 선거운동 모습. 조택상 후보 캠프 제공더불어민주당 조택상 후보 선거운동 모습. 조택상 후보 캠프 제공
     

    "강화군 1위 후보가 당선" 징크스 지속 여부도 '눈길'


    강화군의 표심도 관심이 쏠린다. 2000년대 이후 강화군이 속한 총선 선거구에서는 '강화군에서 이거야 당선된다'는 징크스가 이어지고 있다.
     
    강화군은 2000년 16대 총선 때부터 2012년 19대 총선까지 12년간 서구와 같은 선거구였다. 이 때문에 강화군이 속한 인천 서구·강화군을 선거구는 이 기간 내내 당 한 번도 민주당계 소속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다.
     
    강화군은 2016년 20대 총선 때부터 인천 중구·동구·옹진군·강화군 선거구에 포함됐는데 이때부터 지금까지 '강화군에서 이기는 후보가 당선된다'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20대 총선은 그런 징크스의 백미였다. 당시 무소속 안상수 후보는 중구와 동구, 옹진군에서 모두 득표 순위 2위를 기록했지만 강화군에서 몰표가 나오면서 당선됐다.
     
    지난 21대 총선 때에도 민주당 조택상 후보는 중구에서 미래통합당 배준영 후보를 8850표 앞섰지만 강화군에서는 배 후보에게 9700표 뒤처지면서 선거에서 패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후보의 선거운동 모습. 배준영 후보 캠프 제공국민의힘 배준영 후보의 선거운동 모습. 배준영 후보 캠프 제공
     

    여야 강세 지역 뚜렷…후보들, 지지율 끌어올리기 '안간힘'


    이러한 배경에서 배 후보와 조 후보 모두 비슷한 전략과 공약으로 격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배 후보의 경우 강화군 내 보수표 이탈을 최소화하고 영종신도시의 진보 이탈표를 확보하는 동시에 옹진군의 민원 해결에 힘쓴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조 후보는 배 후보의 반대 전략을 세웠다. 이런 이유로 두 후보 모두 의도는 다르지만 가장 유권자가 많은 영종신도시에 선거사무소를 꾸렸다.
     
    배 후보는 주요 공약으로 △인천공항 내 첨단복합단지 조성 △영종도 제3유보지 개발 △경인선 전철 및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인천 내항 1·8부두 재개발 △동인천 민자역사 철거 후 복합개발 △중구 원도심 재건축·재개발 사업 신속 추진 △인천·영종대교 통행료 무료화 △인천-영종 제3연륙교 건설 △광역소각장 백지화 △강화-영종 연도교 건설(이상 중구) △지하철 인천2호선 및 서울5호선 강화 연장 △강화군 남단 경제자유구역 지정 △강화 거첨도-약암리 도로공사 재개(이상 강화군) △인천~옹진 여객선 운항 시간 조정 △옹진군 섬 주민 1일 생활권 확보(이상 옹진군)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반면 조 후보는 △영종 응급의료센터 설립 △공항 신도시 소각장 종료 △인천 해사법원 유치 △인천~연안부두 트램 연결 △영종순환무료버스 운행 △영종 심야 공공버스 시범 운행 △인천역-인천공항 간 리무진 버스 신설(이상 중구) △도시가스 공급체계 확대 △지하철 서울5호선 강화 연장(이상 강화군) △해양쓰레기 원인자 부담 확대 △인천~백령 3천톤급 대형여객선 도입(이상 옹진군)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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