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관람객. 김민수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출판문화협회(이하 출협)에 교부하던 서울국제도서전 국고보조금 지원 방식을 바꿔서 문체부 산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을 통해 도서전 참가사에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22일 홈페이지에 '2024년 서울국제도서전 참가지원 사업 지원사 모집' 공고를 내고 도서전에 참가하는 출판사들의 프로그램 운영과 홍보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지원 대상은 서울국제도서전의 정규 부스 및 책마을 공간(독립출판·아트북) 참가사로, 작가 초청 사례비와 장비 대여비 등 프로그램 운영을 비롯해 홍보·콘텐츠 제작비, 홍보판촉물 비용 등을 지원한다. 지원 규모는 출판사당 최대 300만원이다.
문체부는 당초 출협에 집행하던 서울국제도서전의 국고보조금을 두고 갈등이 심화하면서 올해 지원 예산 6억7천만원을 집행하지 않고 있었다. 지난해 전임 장관 시절 문체부는 서울국제도서전의 수익금 누락 의혹을 제기하면서 윤철호 출협 회장 등을 보조금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출협도 무분별한 흠집내기라며 명예훼손으로 문체부 공무원을 맞고소했다.
문체부는 예년과 같이 예산을 집행할 계획이라면서도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출협에 보조금을 직접 지원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비춰왔다. 그러자 출협은 재정 독립을 위해 20억원 규모의 서울국제도서전 발전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문체부 관계자는 "출판협회에 예산을 집행하기 어려워 출판사에 도움이 되는 방식을 고민해왔다"며 "도서전 참가 출판사에 직접 지원하면 개별 프로그램도 풍성해지고 책을 홍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갈등에도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은 6월 26일부터 닷새간 서울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다.
지난해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전면 해제된 이후 열린 첫 도서전에는 36개국 530개 출판사(국내 360개사·해외 170개사)와 작가, 관련 단체들이 참여했고 200여명의 연사, 5일간 참관객 13만명을 동원하면서 성황을 이뤘다.
최근 K-문학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올해 국내외 참가사는 700여 곳에 달한다. 부스는 지난해와 동일하지만 여러 출판사가 팀을 이루거나 각종 협회를 통해 참가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출협은 국고보조금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부스 비용을 소폭 인상했다. 진흥원을 통해 보조금을 지원 받을 경우 신청 출판사들은 비용을 일부 보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