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춘대성의 홍지문과 오간수문. 서울시 제공서울 인왕산 기차바위에서 북한산 향로봉 아래까지 이어지는 길이 5km의 산성인 탕춘대성(蕩春臺城)이 국가사적으로 지정됐다.
서울시는 탕춘대성이 9일 문화재청에 의해 최종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지정됐으며, 이는 지난 2022년 사적 예비문화재로 선정된 후 2년만에 사적으로 승격된 최초 사례라고 밝혔다.
탕춘대성은 조선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이후인 1702년(숙종28년) 우의정 신완의 건의를 받아 1715년부터 건설이 시작돼 영조시대인 1754년 완성됐다.
연융대도에 나타난 탕춘대성. 서울시 제공수도성곽인 한양도성과 방어산성인 북한산성을 연결하는 성으로, 전시에는 한양도성 서북쪽을 방어하고 성안에 설치된 평창 등에서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에 군량을 보급하는 기지역할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한 인근 성곽의 군량보급과 지휘를 담당하는 배후 성이기도 하다.
또 한양도성을 지키기 어려워지면 조정과 도성민이 북한산성으로 이동하는 통로역할을 하는 등, 탕춘대성은 도성과 북한산성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조선후기 도성방어체계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인정받고 있다.
탕춘대성은 현재 서울 종로구 구기동·부암동에서 시작해, 서대문구 홍은동·홍제동·홍지동을 지나 은평구 불광동 일원까지 연결돼 있다. 1920년대 초까지는 축조당시 모습을 유지했으나 홍수로 홍지문과 오간수문 일부가 훼손돼 1976년 한차례 복원된 바 있다.
입체지도로 본 탕춘대성. 서울시 제공 사적 지정에 앞서 서울시는 탕춘대성 원형 파악을 위해 지난 2022년과 2023년 두 차례 발굴조사를 실시해 숙종~영조 대에 이르는 조선후기 축성술임을 확인했고, 2022년에는 '탕춘대성 사적지정 승격을 위한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해 그 가치를 체계적으로 재조명했다.
시는 사적 지정 이후 문화재청과 환경부, 산림청 등과 협조해 탕춘대성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관리, 활용할 계획이다.
탕춘대성 북한산 성벽구간. 서울시 제공 서울시 최경주 문화본부장은 "탕춘대성은 18세기 이후 확립된 도성방어체계 개선의 마침표를 찍은 유산이자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하는 관문 장성의 성격을 지닌다"며 "앞으로도 서울의 문화유산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이를 즐기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가꿔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