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윤재옥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시청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국민의힘이 4‧10 총선에서 '현상 유지'에 가까운 의석수로 개헌저지선을 가까스로 지켰다. 막판 보수층 결집에 힘을 입은 결과로 풀이되는데, 더 큰 패배에 비해 오히려 당정관계 개혁 등 당의 체질 변화에 관한 숙제를 남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국민의미래는 11일 오전 6시 기준 전체 300석 중 109석(지역구 90석, 비례대표 19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의 103석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다. 지난 4년간 무소속 후보의 복당, 야당 인사의 유입 등을 거친 현 의석수 114석과 비슷한 결과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은 22대 국회에서도 여소야대 정국을 맞아 야권이 주도하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 등을 막아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악의 수는 면했다. 100석을 넘기면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률안이 국회에서 다시 재의결되는 것이나 야당 주도의 개헌 등을 막을 수 있게 됐다.
이는 '집토끼 공략'에서 효과를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이 통상 보수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60대의 비중(22.69%)이 가장 컸던 사전투표가 합해지면서 오히려 반등한 점이 상징적이다.
박종민 기자 당초 방송3사(KBS·MBC·SBS)는 공동 예측 출구조사에 따라 국민의힘과 비례위성정당 국민의미래의 예상 의석수는 최대 105석에서 최저 85석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고 예상됐다. 하지만 사전투표를 합산한 실제 개표에서 이러한 예상치를 벗어났다. 개표가 진행되면서 '경합'으로 분류됐던 접전지에서 승기를 잡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방송3사의 예측치보다 국민의힘이 선전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한동훈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선거운동 기간 '수개표 병행' 사실을 강조하며 지지층에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했는데, 결국 보수층이 이에 호응한 셈이다.
막판 국민의힘 지지층의 결집은 비례대표 투표에서도 드러났다. 국민의힘의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이번 선거에서 37.42%(오전 6시 기준)의 지지율을 얻었다. 야권의 비례정당 투표가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으로 갈라진 것이나, 보수층의 '대안'으로 거론됐던 자유통일당이 3%를 넘기지 못해 1석도 얻지 못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지층 결집은 의원들의 지역구가 특정 지역에 쏠려 이른바 '영남당'으로 불리는 상황과도 연관된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가져온 지역구 90석 중 영남권 의석수는 전체 65%인 59석에 달했다. 수도권 의석수는 19석에 불과했다. 중도 확장의 과제는 여전한 문제로 남은 것이다.
이러한 한계 속에 결과적으로 당이 총선 패배를 계기로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대패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개헌 저지선 붕괴'를 막았다는 점에선 오히려 변화의 계기가 모호해진 면이 있다"며 "한 위원장 입장에서 앞뒤 가리지 않고 당정관계에 선을 그을 거라고 예단하기 어려워 보인다"라고 말했다.
다만 완연한 패배를 두 차례 연속 경험했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변화는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5선의 나경원 당선인이나 4선의 안철수 당선인 등 당내 굵직한 중진 인사들이 22대 국회에 재입성하게 됐다는 점은 당내 새로운 바람이 불 수 있다는 근거로 거론된다.
한편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총선 결과 관련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