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방시혁 하이브 의장, 민희진 어도어 대표. 하이브 제공하이브(HYBE)와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ADOR)가 각각 '경영권 탈취'와 '문화적 성과 침해에 대한 항의'를 주장하며 갈등을 노출한 가운데, 주가도 직격탄을 맞았다.
22일 코스피에서 하이브는 종가 21만 2500원을 기록해 이전 거래일 대비 7.81%(1만 8천 원) 하락했다. 이날 한때 장중 10.63%의 급락을 겪기도 했다. 종가 기준 하이브 시가 총액은 8조 8511억 원으로 이전 거래일의 9조 6008억 원에서 7497억 원이 빠졌다.
하락세는 다음 날인 오늘(23일)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하이브 시가는 20만 9천 원으로 시작했으나 오전 10시 20분 현재 20만 4천 원으로 계속해서 하락 추세다.
하이브가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는 이유로 어도어를 대상으로 감사권을 발동했다는 소식이 22일 전해졌다. 어도어 민희진 대표와 임원 A씨 등이 경영권 탈취 계획을 세우고 이행해 온 정황을 파악해, △이사진에게 주주총회 소집 요구 △민희진 대표 사임 요구 서한 발송 등도 함께 진행했다는 게 요지다.
반면 어도어는 이날 저녁 공식입장을 내어, 사건의 본질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프로듀싱한 빌리프랩의 신인 걸그룹 아일릿(ILLIT)의 뉴진스 카피라고 맞섰다. 이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으나 하이브는 변명으로 일관했고, 이를 문제 삼아 민 대표의 직무를 정지하고 해임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어도어는 하이브의 다른 산하 레이블인 빌리프랩 소속 아일릿을 향해 "헤어, 메이크업, 의상, 안무, 사진, 영상, 행사 출연 등 연예 활동의 모든 영역에서 뉴진스를 카피하고 있다"라며 "아류"라는 수위 높은 표현을 동원하기도 했다.
민 대표는 23일 일간스포츠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하이브가 80% 지분을 가지고 있기에 본인이 어도어 경영권을 탈취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일릿-뉴진스 유사성을 비롯해 "하이브와 관련한 내부 고발을 했기 때문"이라며 "여러 사안들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자 갑작스럽게 해임 절차 통보를 받았다"라고 주장했다.
2021년 설립된 어도어는 데뷔 직후부터 신드롬적인 인기를 끈 걸그룹 뉴진스(NewJeans)의 소속사다. 어도어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 중 하나이지만, SM엔터테인먼트의 비주얼 및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출신인 민희진 대표 지휘 아래 하이브로부터 독립성을 보장받는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독자적인 음악 프로듀싱팀, 크리에이티브팀을 포함해 제작·사업·마케팅 등 전 영역에서 새로운 도전을 보여줄 수 있는 조직을 구성했고, 이를 통해 아티스트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로 만들어내는 콘텐츠의 경계를 넓힐 계획이라는 게 당시 구상이었다.
어도어의 지분은 하이브가 80%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20%는 민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이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어도어 매출은 1102억 8334만 1천 원이고 당기순손익과 총포괄 손익은 265억 3401만 3천 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