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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브론과 LA 무너뜨린 머레이의 버저비터, 그 뒤에는 '그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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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브론과 LA 무너뜨린 머레이의 버저비터, 그 뒤에는 '그들'이 있었다

    저말 머레이. 연합뉴스 저말 머레이. 연합뉴스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에게는 마침내 '덴버 공포증'에서 벗어날 기회가 있었다. 23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볼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NBA 플레이오프 서부컨퍼런드 1라운드 원정 2차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덴버 너겟츠를 상대로 전반 15점 차 리드를 잡았고 후반 한때 점수차를 20점까지 벌렸다.

    최근 NBA에서 20점 차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분위기가 존재한다. 그러나 덴버의 반격은 쉽지 않아 보였다. 경기 내내 3점슛이 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덴버는 다른 부문에서 추격의 원동력을 발견했다. 바로 수비였다. 마이크 말론 덴버 감독은 3쿼터 중반 수비 매치업에 변화를 줬다. 센터 니콜라 요키치가 레이커스의 포워드 하치무라 루이를 막게 했고 포워드 애런 고든의 상대 빅맨 앤서니 데이비스를 상대하게 했다.

    이후 덴버의 골밑 수비 경쟁력이 크게 향상됐다. 레이커스의 베테랑 르브론 제임스와 데이비스가 요키치를 공략하는 2대2 공격이 3쿼터 초반까지 빛을 발했고 이는 점수차가 20점까지 벌어지는 과정에서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요키치를 공략하는 르브론-하치무라의 2대2는 효과적이지 않았다. 요키치는 수비 부담을 덜었고 덴버는 서서히 살아났다.

    점수차는 계속 조금씩 좁혀졌다. 레이커스는 서서히 악몽이 떠올랐다. 덴버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마지막 맞대결부터 맞대결 9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작년 서부컨퍼런스 파이널에서는 4경기 스윕(sweep)을 달성하기도 했다. 올 시즌도 세 차례 맞대결을 모두 이겼고 플레이오프 첫 경기도 잡았다.

    덴버의 4쿼터 추격에 제동을 건 선수는 21년 차 베테랑 르브론 제임스였다. 제임스는 4쿼터 중반 3점슛 2개를 연거푸 림에 꽂았다. 팀의 메인 볼 핸들러로서 공격을 주도해 효과를 봤다.

    그러나 3쿼터까지 극심한 야투 난조에 시달렸던 덴버의 간판 가드 저말 머레이가 서서히 살아났다. 덴버는 4쿼터 들어 아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머레이와 니콜라 요키치의 2대2로만 공격을 풀어갔다. 단순했지만 위력적이었다. 요키치를 중심으로 '빙글빙글' 돌아가는 머레이의 움직임에서 다양한 공격 기회가 파생됐다. 레이커스는 지난 9경기에서 그랬듯이 이를 막아내지 못했다.

    덴버는 종료 4분 24초를 남기고 니콜라 요키치의 득점에 힘입어 스코어를 85-89로 좁혔다. 경기는 '잔여시간 5분 이내, 5점 차 이하'의 승부를 의미하는 클러치 타임에 접어들었다. 덴버는 최근 1년 동안 클러치 타임에서 레이커스에 밀린 적이 없었다.

    덴버는 3분 뒤 스코어를 95-95 원점으로 되돌렸다. 르브론 제임스의 속공 덩크로 점수차가 3점이 됐지만 마이클 포터 주니어가 결정적인 동점 3점슛을 터뜨렸다. 실책 위기에서 애런 고든이 어렵게 공을 살렸고 이를 받은 포터 주니어가 얼리 오펜스 상황에서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과감하게 3점슛을 터뜨렸다.

    이후 레이커스가 달아날 때마다 덴버는 반격했고 종료 16.1초 전 르브론 제임스의 3점슛이 불발된 후 덴버가 99-99 상황에서 마지막 공격에 나섰다. 덴버에게 작전타임이 남아 있었지만 말론 감독은 분위기를 탄 선수들을 믿었다. 작전타임 없이 그대로 공격을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

    마지막 공격은 이날 극심한 야투 난조를 겪다가 4쿼터 들어 조금씩 살아난 저말 머레이가 맡았다. 머레이는 오른쪽 베이스라인에서 앤서니 데이비스를 상대로 스텝백 중거리슛을 시도했다. 데이비스는 스위치 상황에서도 강한 리그 최정상급 수비수. 하지만 리듬을 되찾은 머레이의 슈팅은 종료 버저와 동시에 깨끗하게 림을 통과했다.

    플레이오프에 유독 강한 머레이의 마지막 한 방은 덴버의 벤치 바로 앞에서 터졌다. 경기장은 축제 분위기가 됐다. 덴버가 무려 20점 차의 열세를 뒤집고 레이커스에 101-99로 승리하는 순간이었다.

    앤서니 데이비스를 상대로 공격하는 니콜라 요키치. 연합뉴스 앤서니 데이비스를 상대로 공격하는 니콜라 요키치. 연합뉴스 
    니콜라 요키치는 27득점 20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달성했다. 플레이오프에서 '20-20-10' 스탯 라인을 기록한 건 이번이 벌써 네 번째다. 요키치 이전에 이같은 스탯 라인을 기록한 선수는 카림 압둘자바, 데이브 코웬스, 팀 던컨, 케빈 가넷 등 총 4명이 있었는데 그 중 누구도 2회 이상 달성하지는 못했다.

    저말 머레이는 20득점을 기록했다. 야투 성공률은 37.5%(9/24)로 낮았고 3점슛은 5개 중 1개도 넣지 못했다. 그는 3쿼터까지 야투 16개를 던져 3개밖에 넣지 못했다. 그러나 4쿼터에만 8개를 던져 6개를 넣었다. 그리고 그가 해결사인지를 마지막 한 방으로 증명했다. 이렇게 머레이는 또 레이커스에게 악몽을 선사했다.

    덴버 승리의 주역은 또 있다. 바로 슈터 마이클 포터 주니어다. 그는 3점슛 시도 10개 중 6개를 넣으며 22득점을 기록했고 리바운드도 9개를 잡았다. 덴버의 공격이 답답하던 전반에 꾸준히 외곽슛을 터뜨리면서 팀에 기회를 부여했다. 4쿼터 막판 동점 3점슛은 그가 얼마나 강심장인지를 증명했다. 이날 덴버 선수 중 3점슛을 넣은 선수는 포터 주니어와 니콜라 요키치(2개) 등 2명뿐이었다.

    레이커스에서는 32득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한 앤서니 데이비스, 26득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한 르브론 제임스, 1차전 부진을 씻고 3점슛 7개를 터뜨린 디안젤로 러셀 등 주축 선수들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특히 제임스는 4쿼터 팀 공격을 이끌며 덴버의 반격에 맞섰지만 레이커스는 이번에도 덴버를 넘어서지 못했다.

    양팀 사령탑의 희비도 엇갈렸다. 마이크 말론 감독은 열세였던 3쿼터의 수비 보정, 두 차례 파울 챌린지 성공 등으로 분위기 전환을 유도했다. 20점 차 열세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주축 선수들과 벤치의 노력이 결국 머레이의 짜릿한 버저비터로 연결된 것이다.

    반면, 레이커스의 다빈 햄 감독은 끝내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막판 작전타임이 2개나 남았고 후반 들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만한 상황이 있었음에도 챌린지를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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