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홍준표 대구시장,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윤창원 기자·황진환 기자'의대 증원' 문제를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 간 의정(醫政)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인 홍준표 대구시장과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사이 거친 설전이 사흘째 이어졌다.
임 의협회장은 홍 시장의 치부인 '돼지발정제' 소재를 끌어들였고, 홍 시장은 "의사를 못 하게 고소해서 집어 넣어버리겠다"는 취지로 반박하는 등 감정 섞인 공방으로 번졌다.
발단은 홍 시장의 3일 SNS(페이스북) 글이었다. 홍 시장은 "의사는 개인도 투사도 아니고 공인"이라며 "의료대란은 이제 그만 타협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국민 80%가 의대 증원을 찬성하는데, 유독 의사분들만 집요하게 증원 반대를 하면서 아예 공론의 장에 들어오는 것조차 거부하고 있는 것은 의사 될 때 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와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임 의협회장은 4일 SNS를 통해 홍 시장을 겨냥해 "돼지 발정제로 성범죄에 가담한 사람이 대통령 후보로 나오고 시장을 하는 것도 기가 찰 노릇"이라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세금 한 푼 안 깎아주는 의사들에게 공인 운운하고 히포크라테스선서 운운한다"며 "그러니 정치를 수십 년 하고도 주변에 따르는 사람이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홍 시장은 임 의협회장이 글을 올린 당일과 다음날 연이어 반박에 나섰다. 그는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임 회장을 향해 "의사이기 전에 인성이 고약하다. 이런 심성을 가진 사람이 의사라니 기가 막힌다"며 "의사의 품성이 저렇다니 저런 사람에게 치료받는 환자가 걱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냥 팍 고소해서 집어 넣어버릴까 보다. 의사 더 이상 못하게"라고 엄포도 놓았다.
홍 시장은 5일 SNS에 거듭 글을 올리며 "논리에서 밀리면 음해로 인신공격을 하는 것은 저열한 인성을 가진 사람들이나 하는 못된 짓"이라며 "또 그런 사람에게 흔들리는 집단이 있다면 그것도 한국사회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의협까지 싸잡아 비판했다.
그러자 임 회장도 곧장 "정치인이 검사임용 결격 사유인 약물이용 데이트 강간 모의에 동참한것도 경악할 일인데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수준을 운운한다"고 반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