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 강미선(왼쪽부터), 서희, 이유림.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유니버설발레단이 창단 40주년 기념 공연 '케네스 맥밀란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2012년, 2016년에 이어 8년 만에 관객을 만난다.
케네스 맥밀란이 연출한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원전을 가장 잘 살려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프로코에프의 강렬한 음악 속에 인물들의 내면을 드라마틱하게 풀어놓는다. 순진무구한 14세 소녀 줄리엣이 사랑과 이별을 경험하며 성숙한 여인으로 변화하는 모습이 관람 포인트다.
줄리엣 역은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수석무용수 서희, 지난해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여성무용수상을 수상한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강미선, 유니버설발레단 솔리스트 이유림이 연기한다.
서희는 2013년 유니버설발레단 '오네긴' 이후 11년 만에 국내 무대에 선다. 2005년 ABT 입단 후 '코르 드 발레'(군무)임에도 2009년 줄리엣으로 발탁됐던 그는 한국 관객 앞에서 처음 줄리엣을 연기한다.
서희는 8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린 '케네스 맥밀란의 로미오와 줄리엣' 여자 주역무용수 간담회에서 "2009년부터 매년 '로미오와 줄리엣'을 공연하며 내공이 쌓였다"면서 "처음 줄리엣을 연기했을 때는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하면 할수록 질문이 많아지는 역할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강미선은 "2016년 공연에 이어 두 번째 참여한다. 드라마 발레 중 가장 좋아하는 '로미오와 줄리엣' 무대에 다시 서게 되어 기쁘고 설렌다"고 했다.
이유림은 2016년부터 7년간 헝가리 국립발레단 솔리스트로 활동하던 시절 '로미오와 줄리엣'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하지만 줄리엣 역을 맡은 건 처음이다. 그는 "유니버설발레단 입단 7개월 만에 대작으로 관객을 만난다. 발레리나로서 꿈을 이룬 느낌이다. 강미선 선배님이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유해준다"고 고마워했다. 줄리 링컨 연출가는 지난달 내한해서 리허설을 본 후 이유림을 직접 새로운 줄리엣으로 낙점했다.
세 무용수가 가장 공들여 연습하는 장면은 뭘까. 서희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하이라이트인 2막 '발코니 파드되'(2인무)를 꼽았다. 그는 "줄리엣이 모든 걸 잊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장면"이라며 "그 장면을 연기하며 매 순간 행복감을 느끼지만 첫사랑을 표현해야 해서 가장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강미선은 "특정 장면보다는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게 새로운 도전 과제"라고 했다. 이유림은 "줄리엣이 첫 장면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무대를 거의 떠나지 않는 3막이 가장 어렵다"며 "극이 진행될수록 고조되는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사흘간 총 5차례 열린다. 강미선-이현준(11일 오후 2시·12일 오후 2시), 이유림-콘스탄틴 노보셀로프(5월 11일 오후 7시), 서희-다니엘 카마르고(5월 10일 오후 7시 30분·12일 오후 7시)가 섬세한 내면 연기와 아름다운 춤으로 무대를 수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