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2021년부터 손 잡았던
일본 소프트뱅크도 라인의 경영권을 가져가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일본 정부의 압박 속에 라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라인야후가 '탈 네이버' 선언을 한데 이은 삼각 압박이다.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은 네이버가 어떤 협상 결과를 이끌어낼 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소프트뱅크 미야카와 준이치 최고경영자(CEO)는 9일 열린 결산설명회에서
"보안 거버넌스와 사업 전략 관점에서 자본 재검토를 협의 중"이라며 공식적으로 네이버와의 지분 협상을 인정했다. 그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라인야후의 모기업이기 때문에 라인야후의 '보안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대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사업 전략 관점에서 최선의 방안인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안 거버넌스 논의의 일환이 '자본 관계'라고 언급했다. 라인야후가 네이버와 업무 위탁 관계를 종료할 경우 "자본을 건드리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면서도
"(자회사인) 라인야후로부터 강력한 요청을 받았기 때문에 모회사로서 진지하게 임해야 할 필요가 있고, 네이버 측도 협상 테이블에서 내려가고 싶다고 얘기하고 있지도 않다"고 전했다. 현 시점에선 업무 위탁 관계 등 다른 대책과 함께 자본 관계의 재검토도 병행해서 논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협상의 윤곽이 언제쯤 드러날 지 '시기'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미야자와 CEO는 "(총무성이 재발방지책을 내도록 요구한 기간인) 7월 1일까지 이 문제에 대한 보고와 결론을 내리길 원한다"면서 "실제 어제(8일) 상대방 CEO와 일대일 미팅도 했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는데 동의했으므로 계속해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7월 1일이라는 시점을 '이정표'로 보고 있지만, '직감적으로' 그때까지 문제를 해결하는 건 '도전적인 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실제로 네이버로선 A홀딩스에 대한 지분 협상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단순 금액적 문제 뿐만 아니라 글로벌 사업 전략에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서다. 라인은 일본 뿐 아니라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2억명이 넘는 이용자를 보유한 글로벌 메신저다. 네이버는 라인을 중심으로 간편 결제 서비스, 배달, 웹툰 등과 연계해 동남아 시장에 주력했다.
지배구조 역시 라인야후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미국 등 해외 사업을 하고 있는 법인을 두고 있다. 라인에 대한 지배력을 잃으면 일본뿐 아니라 동남아 시장 전체를 내줘야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라인야후가 100% 지분을 보유한 Z인터미디어트(전 라인코퍼레이션)는 해외 사업이 핵심인 라인플러스(한국 법인)를 완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라인플러스는 미국, 태국, 중국, 대만,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현지 사업체를 두고 해외 사업을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현재 일본 정부 상황을 살펴보고 소프트뱅크가 내놓을 수 있는 옵션 등을 보면서 최대한 유리한 경우의 수를 따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네이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가격에 대한 협상 뿐 아니라 기업으로서 일본에서 계속해서 사업을 계속 할 수 있는 환경이 유지가 되는 지 여부까지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보고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계속되는 일본의 압박에 네이버 또한 조만간 입장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라인야후의 한국 법인인
라인플러스는 네이버 지분 매각 압박과 관련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오는 14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소프트뱅크와의 매각 협상 진행 상황 등에 대한 경영진의 입장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