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 헬멧을 쓰고 훈련장에 나선 조코비치. 소셜 미디어 영상 화면 캡처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 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가 경기 후 일어난 불의의 사건을 재치 있게 받아 넘겼다. 팬에게 사인을 해주다 머리에 물병을 맞은 다음 날 팬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조코비치는 12일(한국 시각)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사이클 헬멧을 쓰고 훈련장에 도착하는 영상을 올렸다. '오늘은 준비해서 왔다'는 멘트도 달렸는데 조코비치는 헬멧을 쓴 채 팬들에게 사인을 해줬다.
전날 조코비치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ATP 투어 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총상금 787만7020 유로) 단식 2회전에서 코랑탱 무테(83위·프랑스)를 2 대 0(6-3 6-1)으로 완파했다. 이후 경기장을 나가면서 조코비치는 관중석의 팬들에게 사인을 해줬다.
그런데 관중석에서 갑자기 알루미늄 재질의 물병이 조코비치의 머리로 떨어졌다. 머리를 감싸며 쓰러진 조코비치는 경기 진행 요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라커룸으로 향했다.
다만 누군가 고의로 물병을 투척한 것은 아니었다. 사인을 받기 위해 한 팬이 관중석에서 몸을 숙였는데 공교롭게도 뒤에 메고 있던 가방에서 물병이 떨어진 것이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테니스협회는 조코비치의 상태에 대해 "약간의 출혈이 있지만 꿰맬 정도는 아니다"고 전했다. 조코비치 역시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걱정해주신 응원 메시지에 감사드린다"면서 "이런 일이 벌어졌지만 숙소에서 얼음 마사지를 하며 괜찮아졌다"고 썼다.
조코비치가 물병에 머리를 맞고 쓰러진 모습. 로이터=연합뉴스이런 가운데 조코비치는 경기가 없는 12일 훈련장에 헬멧을 쓰고 등장했다. 건재함을 알리는 동시에 특유의 위트로 팬들에게 웃음까지 선사한 것이다. 라파엘 나달(스페인) 등 평소 다른 선수들의 동작을 따라하는 등 장난기가 넘치는 조코비치의 성격이 드러난 셈이다. 건강한 조코비치는 13일 알레한드로 타빌로(32위·칠레)와 32강전을 펼친다.
부상으로 랭킹이 305까지 떨어진 나달(스페인)은 이날 후베르트 후르카치(9위·폴란드)와 2회전에서 0 대 2(1-6 3-6)로 졌다. '클레이 코트의 황제'로 불린 나달은 이 대회에 2005년부터 나와 2021년까지 10번이나 우승했지만 부상 후유증 등으로 조기 탈락했다. 나달은 올해 은퇴 시즌을 치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