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국가대표 출신 전 야구 선수 오재원이 영장 실질 심사를 위해 지난달 21일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모습. 박종민 기자향정신성 의약품을 상습 복용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프로야구 전 두산 내야수 오재원(39)에게 대리 처방으로 수면제를 전달한 선수들이 더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7일 열린 정례 기자 간담회에서 "관련 구단에서 자체적으로 확인해 경찰에 통보한 8명 외에 전·현직 선수 5명 정도를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어 총 13명을 입건해 수사선상에 올렸다"고 밝혔다. 오재원에게 의약품 대리 처방을 받아준 의혹을 받는 선수가 5명 늘어난 것이다.
이날 조 청장은 "경찰에서 의심하는 사람들이 5명 더 있다는 것인데, (대리 처방을 받아준) 행위가 위력에 의한 것이었다면 수사를 마치고 최종 판단을 할 때 참고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두산은 한국야구위원회(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소속 선수 8명에 대해 오재원에게 수면제를 대리 처방해 전달했다고 신고한 바 있다.
두산에 따르면 해당 선수들은 오재원이 현역에서 뛰던 2021, 2022년 강요에 의해 대리 처방을 받아 약품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두산은 또 이와 관련해 KBO 리그와 팬들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힌 바 있다.
오재원은 지난달 17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에 의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등), 주민등록법 위반,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오재원이 2022년 11월부터 1년여 동안 총 11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고 2023년 4월에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한 혐의를 받는다"고 밝혔다.
또 오재원은 지난해 1월부터 3개월 동안 총 89차례에 걸쳐 지인 9명으로부터 향정신성 의약품인 '스틸녹스정'(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 2242정을 받아 지인의 명의를 도용해 20정을 매수한 혐의도 적용됐다. 이와 함께 오재원은 자신의 마약류 투약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려 한 지인의 휴대 전화를 망치로 부수고 멱살을 잡으며 협박한 혐의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