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서울 강북구 보건소의 한 공무원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숨졌다는 의혹에 대해 구청이 내부 조사를 진행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해당 보건소 내 추가 피해 의혹도 제기돼 이에 대한 조사도 함께 이뤄질 전망이다.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강북구청은 이날 오후 구 보건소에서 벌어진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 상담자문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해당 의혹 조사 개시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상담자문위원은 관련 조례에 따라 상담 결과 괴롭힘이 심각하거나 중대해 공정하고 전문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조사위원회의 설치 의견을 감사담당관에게 제시해야 한다.
이 자리에 참여한 상담자문위원들은 "내부 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구청 측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북구청 관계자는 CBS노컷뉴스 통화에서 "상담자문위원들이 (이 사안에 대해) 조사가 필요한 사안이고, 가능하면 조사위원회를 설치해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강북구청은 이 같은 의견을 받아들여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관련 의혹을 따져보기로 했다. 구청 관계자는 "조사위 개시 일정은 관련 절차에 따라 진행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강북구청 등에 따르면, 강북구 보건소에서 일하던 50대 공무원 A씨가 지난 1일 가족들을 뒤로한 채 숨졌다. 유족은 "A씨가 상사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이야기를 했었다"며 "한 개인이 우울증 때문에, 아무 이유 없이 숨진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A씨의 유서와 개인 휴대전화 메시지함에는 이를 뒷받침하는 고충 섞인 글들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올해 한 차례 병가를 내고 지난달엔 휴직 신청에도 나섰지만, 진단서 제출을 거듭 요구 받는 등 그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고 한다.
이날 열린 상담자문위원회 회의에는 유족 대표 B씨가 직접 참석해 유서, 문자 메시지 등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들을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자리에선 A씨 이외에 비슷한 피해자가 있다는 정황이 담긴 자료도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위원회 의견에 따라 추후 구성될 조사위원회는 △직장 내 괴롭힘 판단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 △행위자에 대한 징계 등 적절한 조치에 대한 권고 △그밖의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의결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