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원 삼대와 영문판황석영(81) 장편소설 '철도원 삼대'가 영국 최고 권위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숏리스트)에 오른 가운데, 수상 여부에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부커상 심의위원회는 오는 21일(현지시간) 오후 런던 테이트모던에서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을 발표한다.
소설 '철도원 삼대'는 철도원 가족을 둘러싼 방대한 서사를 통해 일제 강점기부터 해방 전후, 현재까지 이어지는 노동자와 민중의 삶을 삼대에 걸쳐 실감나게 다룬 대작이다. 한반도를 관통하는 근현대사를 철저한 고증을 더해 문학적으로 탁월하게 구현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황석영이 30년에 걸친 구상과 집필 끝에 2020년 출간했다. 무려 620쪽에 달하는 대하소설급 역작이다. 현재까지 해외 6개국에 번역 출판됐다.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은 작가 본인과 작품을 현지어로 번역한 번역가가 함께 후보에 오른다. '철도원 삼대' 영문판은 번역가인 소라 김 러셀(김소라), 영재 조세핀 배(배영재)가 공동 번역했다.
영문판 제목은 'Mater 2-10'으로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운영한 증기기관차 이름에서 따왔다.
창비 제공
'철도원 삼대'는 지난달 9일 부커상 위원회가 최종후보작으로 발표한 △알마다(아르헨티나)의 '강이 아닌'(Not a River) △옌테 포스트후마(네덜란드)의 '내가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What I'd rather not think about) △이아 겐베르크(스웨덴)의 '디테일들'(The Details) △이타마 비에이라 주니어(브라질)의 '구부러진 쟁기'(Crooked Plow) △예니 에르펜벡(독일)의 '카이로스'(Kairos) 등 5편과 경쟁을 펼친다.
올해 최종후보작 6편 중 아시아 작품은 '철도원 삼대'가 유일하다. 한국 작가 작품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부문에 오른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황석영은 소설 '해질 무렵'(2015)으로 2019년 부커 인터내셔널 1차 후보(롱리스트)에 오른 바 있다.
'철도원 삼대'가 최종 수상작에 선정되면 2016년 최초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부커 인터내셔널상의 전신)을 수상한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수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