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에 마련된 대구 전세사기 희생자 추모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애도를 표하고 있다. 정진원 기자대구 전세사기 피해자를 추모하는 분향소가 설치돼 애도를 표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17일 오후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 대구 대책위원회와 전세사기 대구 피해자모임은 대구 중구 동성로에 지난 1일 세상을 떠난 30대 여성 A씨를 추모하는 분향소를 마련했다.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은 고인을 추모하며 안타까워했다.
대구 북구에 거주하는 이장원(50대·남)씨는 "안타까운 현실이고 제도적으로 개선될 부분이 많은데 안 돼 있는 것 같아 제도 개선이 빨리 필요할 것 같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친구와 함께 동성로를 찾은 박유진(27·여)씨는 "전세사기를 당해본 적이 없어서 그 마음을 100% 이해는 못하겠지만, 피땀 흘려서 모은 돈을 한순간에 날려버리면 너무 힘들 것 같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A씨와 같은 지역에서 전세사기 피해를 입은 20대 여성 B씨도 이날 분향소를 찾았다.
B씨는 "시청에 피해자라고 만나달라고 했는데 만나주지 않더니 A씨가 세상을 떠나자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는 건 그렇게 하지 말라고 있는 거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앞서 대구 남구의 다가구주택에 입주해 전세사기 피해를 입은 A씨는 지난 1일 유서를 남기고 숨졌다. 고인은 다가구 후순위에 소액임차인에 해당하지 않아 전세보증금 8400여만원을 돌려받지 못했다. 이후 집주인의 월세 독촉 등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전세사기 대책위와 피해자모임은 오는 18일 오후 12시 대구 중구 CGV 대구한일극장 앞에서 전세사기 피해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추모제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