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그린 전기영화 '디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가 제77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되자 트럼프 측이 영화 내용에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21일(현지 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 대변인 스티븐 청은 '디 어프렌티스'(감독 알리 아바시)를 두고 "쓰레기"라고 표현하며 "가짜 영화 제작자들의 노골적인 거짓 주장에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그동안 거짓으로 밝혀졌던 일들을 선정적으로 다룬 순수한 허구"라고 강조했다.
이란계 덴마크 감독인 알리 아바시 감독의 '디 어프렌티스'는 1970~80년대 미국 뉴욕에서 부동산 사업가로 일했던 트럼프의 경력을 조명, 그가 부동산 거물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그렸다. 영화에는 트럼프와 조셉 메카시 상원의원과 협력 관계로 유명한 우익 변호사 로이 콘의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외신들은 영화를 두고 "트럼프의 기원"을 추적한 영화라고 표현했다.
논란이 된 것 중 하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외모를 비난하는 이바나에 격분해 강제로 성관계를 갖는 장면이다.
실제로 첫 부인 이바나 트럼프는 1990년 이혼 소송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을 밀친 뒤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고 증언했다 철회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측은 이바나 측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부인했다.
알리 아바시 감독은 칸에서 열린 영화 기자회견에서 해당 장면을 넣은 이유에 관해 "이바나 트럼프가 증언한 것으로, 어떻게 (트럼프가) 조금씩 자신을 여러 인간관계에서 멀어지게 하는지 보여준다"라며 "이바나는 그와 매우 가까운 사람이므로 이바나와의 관계는 당연히 매우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측이 격분한 장면은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영화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살을 빼기 위해 마약류인 암페타민을 복용하는가 하면, 공과금을 내지 못하거나 카지노에서 나쁜 베팅을 걸어 돈을 잃는 장면도 나온다. 이에 영화에 투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가 뒤늦게 영화 내용을 알고 화를 내며 개봉을 막으려 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트럼프 측의 소송 압박과 관련해 아바시 감독은 "트럼프가 많은 사람을 고소했다고 하지만, 그의 (소송) 성공률에 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라며 "트럼프 측은 제소 전 영화를 보기 위해 기다려야 한다. 난 그가 싫어할 만한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가 보면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