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KT 대 두산 경기. 5회 초 무사 만루 때 KT 문상철이 2타점 적시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kt가 베테랑 거포 박병호(37)의 방출 요구 파문 속에서도 타선이 폭발하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kt는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 리그' 두산과 원정에서 12 대 3 대승을 거뒀다. 최근 4연승의 상승세를 탄 7위 kt는 24승 28패 1무로 이날 LG와 홈 경기에서 5 대 7로 패한 6위 SSG를 1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이날 경기 전 kt는 박병호의 방출 요구 보도가 나와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박병호가 최근 줄어든 출전 기회에 불만을 품고 다른 팀으로 이적을 위한 방출을 구단에 요청했다는 보도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 전 박병호와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에 "본인이 방출시켜달라고 요구했다"면서 "그 외엔 진전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방출은) 구단이 결정할 일"이라면서 "내가 방출시켜주는 건 아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박병호는 2021시즌 뒤 kt와 3년 총액 30억 원에 계약했다. 원 소속팀 키움에 보상금 22억5000만 원까지 kt는 박병호 영입에 총액 52억5000만 원을 썼다. 박병호는 2022년 홈런왕(35개)에 오르고 98타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도 타율 2할8푼3리 18홈런 87타점을 올렸지만 올해는 44경기 타율 1할9푼8리 3홈런 10타점으로 부진하다.
그러면서도 이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크게 흔들리는 것 같진 않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kt는 이날 경기 전까지 3연승 등 5월 19경기에서 11승 8패를 달렸다. 박병호 대신 주전 1루수로 나서고 있는 문상철도 타율 3할7리 9홈런 21타점으로 제몫을 해주고 있다.
과연 이 감독의 말처럼 kt는 박병호의 방출설에 동요되지 않았다. 경기 초반부터 타선이 불을 뿜으며 박병호의 공백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kt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 kt멜 로하스 주니어가 3회초 두산 선발 최원준을 선제 2점 홈런으로 두들겼다. 시즌 13호 홈런. 로하스는 앞서 최원준을 상대로 3타수 2홈런 4타점의 강세를 이었다. 여기에 김민혁의 적시타까지 kt는 3회만 3점을 선취했다.
로하스는 5회초에도 득점의 물꼬를 텄다. 흔들린 최원준으로부터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고, 이어진 무사 만루에서 문상철의 빗맞은 타구가 우선상에 떨어지는 행운의 적시타가 됐다. 주자 2명이 홈으로 들어왔고, 김민혁의 내야 땅볼로 kt는 역시 5회만 3점을 냈다. kt는 6회도 2점, 7회도 4점을 내면서 두산의 백기를 받아냈다.
kt 우완 선발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는 6이닝 7탈삼진 1실점 쾌투로 시즌 3승째(5패)를 거뒀다. 로하스는 결승포를 포함해 2타수 1안타 2타점 2볼넷 4득점으로 1번 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문상철도 6타수 4안타 5타점의 불방망이로 박병호 논란을 잠재웠다. 개인 1경기 최다 타점 기록을 1개 더 늘렸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 전 "(부상으로 빠진) 웨스 벤자민은 다음 달 4일에 복귀하고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소형준은 이달 31일 실전 투구 훈련을 시작한다"면서 "투수들이 복귀하면 본격적으로 반격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병호가 없는 상황에서도 kt는 순위 상승을 노리고 있다.
이날 경기 후 kt는 박병호와 삼성 좌타 거포 오재일의 트레이드를 전격 발표했다. 오재일도 전날까지 올 시즌 21경기 타율 2할2푼2리 2홈런 7타점으로 부진했다.
두산은 선발 최원준이 4이닝 5실점으로 무너지면서 3연패에 빠졌다. 타선도 쿠에바스에 막혀 힘을 쓰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