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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단단한' 與에 '당혹'…野, 채상병특검법 재추진 '흔들'

국회/정당

    예상보다 '단단한' 與에 '당혹'…野, 채상병특검법 재추진 '흔들'

    특검법 찬성 179명·반대 111명·기권 4명 '부결'
    與 '찬성 5인방' 고려하면 野 이탈표 최소 5명에서 8명 가능성
    이탈표 전쟁 與 판정승…민주당은 '당혹'스런 분위기
    22대 국회에서 재추진하겠다는 野 재추진 전략에도 '흠집'
    대규모 장외집회로 여론전…"결국 국민이 결정할 일"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안) 재표결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투표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윤창원 기자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안) 재표결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투표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채 상병 특검법 재의결에 실패했다. 여당 이탈표가 기대보다 적게 나왔기 때문이다. 가결표가 야권 의원수와 같게 나오면서 오히려 야당에서 이탈표가 발생해 법안을 주도한 민주당에 흠이 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야당은 범야권 의석이 더 늘어나는 22대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 재추진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낙선자가 다수 포함된 이번 재표결에서조차 여당은 내부 단속에 성공했고, 야권은 그렇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야당 이탈표 5~8명 가능성…민주당 '당혹' 분위기

    국회는 28일 본회의에서 재석 294명, 찬성 179명, 반대 111명, 기권 4명으로 채 상병 특검법을 부결했다. 재적 의원 296명 중 무소속 윤관석(구속), 이수진 의원이 불참했다. 앞선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로 재의결 정족수는 출석의원 3분의 2, 즉 196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17표가 부족해 통과되지 못한 것이다.

    여야 의원 수만 고려하면, 양측의 표가 결집한 모양새다. 민주당과 정의당, 새로운미래 등 범야권 의석은 179석이다. 국민의힘과 자유통일당 등은 115석이다. 기권표를 반대로 계산하면 찬반 표와 같다. 여야는 각각 "당론 사안에 대해 단일대오를 이뤘다"(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 일사불란하게 대오를 유지했다"(민주당 윤종군 원내대변인)며 이탈표 가능성을 부인했다.

    '채상병 특검' 찬성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과 최재형 의원이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재의결 안건으로 상정된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 표결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채상병 특검' 찬성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과 최재형 의원이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재의결 안건으로 상정된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 표결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수는 당초 공개적으로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힌 여당 내 5인방(김웅·안철수·유의동·최재형·김근태)이었다. 이들 표의 향방에 따라 야당 내 이탈표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표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번 의견을 밝힌 대로 투표했다"고 말했고, 최 의원도 "제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찬성표를 시사했다.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둘을 제외한 3명 중 복수의 의원도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5명 의원과 별개로 찬성표를 던진 여당 의원이 2명 더 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의사를 확인한 여당 의원 4명이 찬성했다면, 야당에서 4명이 반대 또는 기권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찬반(기권표를 반대표로 고려했을 때)이 여야 의석과 동수이기 때문에 여야 이탈표가 서로 맞물리는 것이다. 여기에 표결에 불참한 이수진 의원을 고려하면, 야당 이탈표는 최소 5명이다. 여기에 '여당 5인방'을 포함해 찬성표를 던졌을 가능성이 높은 여당 의원을 최대로 세면 야당 이탈표는 8명까지 늘어나게 된다.

    그동안 야당에서 채 상병 특검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의원은 없었다. 당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법안이었고 여론적 지지도 높았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 총선 공천 과정에서 불만을 품은 의원들이 이탈표를 던졌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공천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탈당한 이수진 의원의 불출석도 사실상 이탈표로 해석되는 배경이다.

    민주당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당초 채 상병 특검 추진에 대한 여론의 지지가 높아 여당 내에서 의미 있는 찬성표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두 자릿수의 이탈표까지 기대했다. 그러나 정작 민주당에서 예상치 못한 이탈표가 나왔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습을 당한 모습이다. 원내 지도부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탈표 출처를) 단정하지 않고 있다"라며 "다만 최소한 민주당에서는 이탈표가 나오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섣부른 추측을 자제했다.

    여당 '표결 전쟁' 판정승…22대 재추진 '먹구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의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민주유공자예우에관한법률(민주유공자법),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7개 법안에 대한 표결을 앞두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의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민주유공자예우에관한법률(민주유공자법),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7개 법안에 대한 표결을 앞두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 즉시 채 상병 특검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며 흔들림 없이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22대 국회의 경우 범야권 의석이 192석에 달해 필요한 여당 이탈표가 21대 보다 줄어들게 된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여당에서 이탈표 8명만 나오면 재의결이 가능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재표결이 22대 국회에서의 통과를 위한 명분 쌓기라는 분석이 나올 만큼, 22대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표결 전쟁'에서 여당이 판정승을 거두면서 특검 재추진에도 먹구름이 꼈다. 여당의 구심력이 예상보다 강해 22대에서도 다수 이탈표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려서다. 특히 공천 탈락자와 낙선자가 다수 포함된 21대 국회에서도 여당이 선방한 만큼, 새로 회기가 시작되고, 대선을 3년도 남기지 않은 22대 국회에서 이탈표가 나오기는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여당에 대한 대통령실의 장악력이 아직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22대 국회가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갑자기 기류가 바뀌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당 안팎에서는 야권의 대통령 탄핵 언급 등이 여권을 결집시키게 한 요인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야권에서 섣부르게 탄핵을 빈발하게 언급한 것이 오히려 위기감을 조성했다는 시각이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채 상병 사망 사건 의혹을 닉슨 전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에 빗대며 "닉슨 전 미국 대통령도 하야했다"고 언급했다. 앞서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대통령 탄핵 발의를 해놔야 '반윤 연대'가 명확하게 쳐질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여론전에 더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채 상병 특검에 대한 높은 우호 여론이 22대 국회 여당을 움직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여론에 민감한 수도권 지역구 의원을 중심으로 이탈표를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음달 1일에는 시민단체와 합동으로 대규모 장외 규탄대회를 열 계획이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견고하게 버티는 것 같지만 물은 99도까지는 끓지 않다가 100도가 되는 순간 끓는 만큼 (민심이) 임계치를 향해 점점 가고 있다고 본다"며 "결국 주권자인 국민이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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