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국제저작권단체연맹 세계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SM엔터테인먼트 창립자이자 전 총괄 프로듀서인 이수만 블루밍그레이스 대표이사 회장이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AI(Artificial Intelligence·인공지능) 관련 청사진과 예상되는 문제점에 관해 이야기했다.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국제저작권단체연맹(CISAC) 정기 총회가 열렸다. 이 회장은 K팝 특별 부문 기조연설자로 초청받아 연설했다. 이 회장은 "SM엔터테인먼트라는 기업을 만들어서 가요계를 산업화하느라고 노력을 해왔고 또 K팝이라는 장르를 만들어서 한국의 아이돌 산업을 세계화하는 과정으로 갔다"라고 운을 뗐다.
이 회장은 "그 과정에서 이 지적 재산권(지식 재산권의 옛 표현)은 저에게 아주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되어 주었다"라며 '지식 재산권'(IP·Intellectual Property)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K팝 산업을 육성시킬 수 있는 그런 동력이 되었다. K팝은 제작자, 프로듀서의 초기 투자 자본이 상대적으로 굉장히 많이 드는 분야"라며 "저작권은 이런 때에 작사·작곡가, 가수들의 활동에 대한 권리와 또 물질적 대가를 보호해 주고 그들의 활동이 지속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수단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AI 챗봇은 조만간 우리 인간 생활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어쩌면 연예인으로서의 어쩌면 그렇게까지 발전될 수 있지 않을까"라며 'AI'를 최근의 화두로 제시한 이 회장은 "저는 AI 챗봇 빌리버"라고 강조했다. 이어 "K팝과 AI의 접목은 팬들과 소통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확신한다"라며 "이는 컬처와 테크놀로지의 융합이며 셀러브리티와 프로슈머인 팬들과의 더 길고, 더 폭넓은 전면적인 만남을 예고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텍스트 생성, 음악, 작곡, 이미지 창작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놀라운 능력을 발휘 중인 가운데, AI 챗봇이 창작자 권리를 침해할 이슈를 가지고 있다고도 말했다. 이 회장은 △지식 재산권 침해 △불법 배포 △표절 △창작물이 보호받지 못한 채로 노출 △창작자들의 경제적 손실 등을 우려되는 지점으로 꼽았다.
이수만 블루밍그레이스 회장. 박종민 기자그러면서 "AI 챗봇의 기술의 발달은 우리들에게 분명히 새로운 삶에 좋은 질을 만들어줄 것이지만 이로 인한 문제들도 적시되어야만 한다"라며 신속한 법과 정책 정비를 요청했다. 이 회장은 "명확한 지적 재산권에 대한 법규가 적용되어야 하고 저작권 침해 방지 기술의 개발 및 3개 이제 우리 모두가 똑같은 표준 기준화가 분명히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전했다.
나아가 AI 챗봇, 아바타 로봇에게 ID를 발급하는 일종의 주민등록제도를 제안했다. 이 회장은 "아직도 실명제를 하지 않고도 댓글을 달 수 있는 SNS 사이트 등이 많다"라며 "아무리 작은 사이트라도 모두 실명제를 해야 한다고 저는 이 기회에 한번 주장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AI 세상은 우리 창작자들에게 엄청난 기회의 세상이자 저작권과의 전쟁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라며 "콘텐츠 생산자들이 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AI의 세상을 여는 데 우리 CISAC을 비롯해 이 자리에 모이신 여러분들께서 지혜와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라고 말했다.
가수와 방송인 출신인 이 회장은 1995년 SM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후 수많은 인기 아이돌 그룹을 제작했다. 지난해 하이브-카카오가 주축이 된 SM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SM을 떠났다. 이후, 개인 회사인 블루밍그레이스를 세워 회장을 맡고 있으며, 블루밍그레이스는 A20 엔터테인먼트 상표를 지난 3일 출원했다.
이 회장은 본인이 보유한 SM 지분을 하이브에 넘기면서 '경업 및 유인 금지' 조항 계약을 맺어, 향후 3년간 국내를 제외한 해외에서만 프로듀싱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