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어도어 대표. 박종민 기자하이브와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이자 하이브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ADOR)의 경영권 분쟁 속에서, 법원이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30일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 달라고 낸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또한 하이브가 의무를 위반할 경우, 배상금을 200억원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민 대표 측은 오는 31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하이브의 '민 대표 해임안'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 달라며 지난 7일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양측이 체결한 주주 간 계약에 대해 "민 대표에게 해임 사유 또는 사임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 한, 하이브는 주주총회에서 민 대표를 해임하는 내용으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을 계약상 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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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양측이 체결한 주주 간 계약에는 '설립일로부터 5년의 기간 동안 어도어의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유 주식 의결권으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제출된 주장 및 자료만으로는 민 대표에게 해임사유가 존재한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민 대표에게 그러한 사유가 존재하는지는 본안에서 충실한 증거조사와 면밀한 심리를 거쳐 판단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법원은 "주주총회의 개최가 임박해 민 대표가 본안소송으로 권리구제를 받기 어려운 점, 민 대표가 잔여기간 동안 어도어 이사로서의 직무를 수행할 기회를 상실하게 되는 손해는 사후적인 금전 배상으로 회복되기 어려운 손해인 점 등을 고려하면, 본안 판결에 앞서 가처분으로써 하이브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시킬 필요성도 소명됐다고 판단된다"면서 민 대표 손을 들어줬다.
다만 법원은 민 대표가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했던 것은 인정했다. 하지만 그러한 행위가 어도어에 대한 '배임'은 아니라고 봤다.
법원은 "민 대표가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던 것은 분명하다고 판단된다"며 "그러나 그와 같은 방법 모색의 단계를 넘어 구체적인 실행행위까지 나아갔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민 대표의 행위가 하이브에 대한 배신적 행위가 될 수는 있겠지만 어도어에 대한 배임행위가 된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민 대표의 행위가 어도어에 손해를 발생시키는 '직무에 관한 부정행위' 또는 '법령에 위반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로써 하이브는 오는 31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민 대표 해임안을 의결할 수 없게 되면서, 민 대표는 일단 자리를 지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