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2일(현지시간) 치러진 멕시코 대선 출구 조사에서 좌파 집권당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 소속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1) 후보가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남성 중심 문화가 강한 멕시코에서 1824년 연방정부 수립을 규정한 헌법 제정 후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게 됐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멕시코 현지 일간지 엘피난시에로와 TV방송 에네마스(N+)가 실시한 출구 조사 결과 셰인바움 후보가 이긴 것으로 나타났다. 모레나당의 마리오 델가도 대표는 멕시코시티 지지자들에게 셰인바움이 "매우 큰 차이로 승리했다"고 말했다.
셰인바움 후보는 멕시코시티 시장 출신으로 온건한 이민 정책 추진과 친환경 에너지 전환 가속, 공기업 강화 등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현 정부 정책을 대부분 계승 발전시키겠다고 공약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임기 6년의 상원 의원과 3년의 하원 의원, 주지사(멕시코시티 시장 포함), 구청장, 지방의원 등 2만여명의 공직자를 함께 선출한다. 개표 결과 윤곽은 이날 오후 10~11시(한국 3일 오후 1~2시)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는 이번 선거 기간 모두 38명의 후보자들이 살해되는 등 현대 역사상 가장 폭력적인 선거였다고 평가했다. 투표 당일에도 개표소에서 각종 사건이 잇따랐다.
중부 푸에블라주 코요메판에서는 투표소에 난입한 괴한들이 유권자와 선거 사무원을 위협하다 2명에게 총을 쐈다. 총상을 입은 피해자 중 1명은 병원에서 치료받다 숨졌다.
또 푸에블라주 틀라파날라에서는 투표소에서 복면과 두건을 쓴 6~7명이 투표용지와 투표함을 훔쳐 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관계자 1명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
케레타로주에서는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다니던 사람들이 투표소 최소 4곳에서 투표함에 불을 지르거나 방화를 시도해 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전날 밤에는 선거를 몇 시간 앞두고 시의원 후보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같은 폭력 사태는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이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는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외신들은 멕시코 차기 대통령은 광범위한 재정 적자와 심각한 수준의 폭력, 에너지 및 수자원 인프라 해결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민, 외교 등 미국이 우선시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