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북 남원시의 한 마을 이장이 민원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며 공무원을 향해 테이블을 던진 사건과 관련해 자치단체의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남원시가 대책으로 직원 대상 특이민원 대응 역량강화 교육을 실시한 것인데 이에 "민원인의 범죄행위가 공무원의 응대로 달라질 수 있다는 헛된 기대를 거부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CBS노컷뉴스가 확보한 현장 CCTV 영상을 보면 지난 22일 오후 1시 30분쯤 면사무소를 찾은 마을 이장 A씨가 테이블을 들어 1차로 바닥을 향해 던졌다. A씨는 다리가 분리된 테이블을 다시 든 채 직원의 업무 공간을 향해 던졌다. 테이블은 직원의 책상 앞 유리 칸막이를 맞고 바닥에 떨어졌고 이 충격으로 유리가 산산조각이 났다.
지난 5월 22일 오후 1시 30분쯤 전북 남원의 한 면사무소를 찾은 이장이 테이블을 던지는 모습이 찍힌 CCTV. 전국공무원노조 전북본부 남원시지부 제공A씨의 위협적인 모습은 계속됐다. 직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A씨가 다가가 재차 테이블을 들고 업무 공간으로 접근했다. 놀란 한 여직원은 귀를 막은 채 자리를 옮기는 모습이 고스란히 CCTV에 담겼다. A씨가 소동을 일으키고 현장을 떠난 건 1분도 걸리지 않았다.
현장에는 6명의 직원이 있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이후 직원의 전화로 경찰이 면사무소를 찾았지만 A씨는 현장을 떠나 집으로 간 뒤였다.
현장에서 이를 목격한 직원은 "벌목, 태양광 업자들이 길을 다니면서 먼지가 난다는 민원을 한 것 같다. 테이블을 던지고 휘젓고 혼자 가버렸고 굉장히 '멘붕'이었다. 부들부들 떨리고 저희는 영문도 모르는 데 A씨가 와서 화풀이했다"고 말했다.
테이블을 던져 유리를 깬 뒤 직원들을 향해 접근한 A씨. 전국공무원노조 전북본부 남원시지부 제공남원시의 고발 조치로 경찰은 사건 조사에 나섰지만 재발 방지 대책을 두고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불과 30초 안팎의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사건이 발생했는데 남원시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특이민원 대응 역량강화 교육'에 나서면서 결국은 민원 응대를 못 한 공무원의 잘못으로 인식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진현채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북본부 남원시지부장은 "정부가 5월 2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민원인의 위법행위에 대한 법적 대응 방안'에 대한 지침을 발표했다"며 "하지만 남원시가 어제 추진한 직원 대상 특이민원 대응 역량강화 교육은 '민원 응대를 잘하면 이걸(악성 민원을) 좀 감소시킬 수 있어. 민원 응대를 좀 지혜롭게 해봐라'라는 느낌이 강했다"고 말했다.
이어 "남원시의 교육은 '차라리 상황이 발생하면 억지로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벨을 누르거나 112에 신고를 해서 상황을 보고하라. 나머지는 전담 부서에서 알아서 조치를 취하겠다. 그리고 공직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겠다' 이렇게 했어야 했다"며 "그래야 직원들이 안심하고 일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악성 민원은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명백한 범죄인데 폭언, 폭행 등 민원인의 범죄행위가 공무원의 응대로 달라질 수 있다는 헛된 기대를 거부한다"며 "악성 민원으로부터 공무원을 보호하는 첫걸음은 엄정한 법적 대응이다. 남원시는 실효성 있는 악성민원 근절 및 공무원 보호 강화 대책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