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초청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일부 부처 장·차관을 교체하는 개각 준비에 착수했다. 대상은 정부 출범 초부터 임명된 장·차관들이 거론된다. 집권 3년차 내각의 분위기를 바꾸고 소통과 민생 문제에 더욱 다가가기 위한 취지로 보인다. 다만 총선 이후 사의를 표명한 한덕수 국무총리 후임은 고심이 깊어지면서 인선이 늦춰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전반적인 개각은 윤 대통령이 주요 외교 일정을 마친 뒤, 이르면 이달 중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일부 부처 장·차관 교체를 검토하고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부 장·차관 교체를 위해 새 인물을 찾는 스크린 작업을 시작했다"며 "아직 기초 단계"라고 밝혔다.
개각 준비는 윤 대통령 취임 2주년을 기점으로 본격화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고집불통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취임 이후부터 지금까지 개각을 정국 국면용으로 쓰지 않겠다고 이야기 해왔다"면서도 "그러나 이제 개각이 필요하다. 정부 출범 후 2년간 장관직을 맡은 분들이 있고, 각 부처 분위기도 바꿔 더욱 소통하고 민생에 다가가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개각 대상은 윤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장관직을 맡은 인사들이 거론된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한화진 환경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다. 2022년 10월 취임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같은해 11월 취임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장수 장관'으로 교체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언급하신대로 2년 정도 임기를 채운 인사들이 대상 아니겠느냐"라고 전망했다.
차관 역시 재임한 지 오래된 인사들이 교체 대상으로 오르내린다. 2022년 5월 보건복지부 2차관으로 임명됐다가 같은 해 10월 1차관으로 이동한 이기일 1차관, 같은 해 10월 임명된 박민수 2차관 등이 2년 안팎으로 일을 해왔다. 재임 기간이 오래되지 않았더라도 고용노동부, 환경부, 중소벤처기업부 등도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교체될 여지도 있다. 대통령실 참모진이 차관급에 인선될 경우 대통령실 비서관급 인사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후보군에는 친윤(친윤석열)계인 이용 전 의원을 포함한 복수의 인사가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6월 말 임명된 장미란 현 2차관은 교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 '여소야대' 국회 지형과 인사청문회 부담 등으로 장관 교체 폭을 키우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인물난도 과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차분히 검토 중이고, 대거 교체한다는 전망은 아직 좀 앞서간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4·10 총선 패배 이후 사의를 표명한 한 총리의 경우 당분간 유임되는 기류다. 총리 인선은 복수의 인사들이 후보군으로 거론됐고, 야권 인사 기용설까지 나오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인물난과 함께 후임 총리를 지명해도 국회 인준을 받아야 하기에 인선에 좀 더 신중을 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인 개각 시기는 윤 대통령의 주요 외교 일정 이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윤 대통령은 최근 한중일 정상회의,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주재를 기점으로 한동안 숨 고르던 외교 일정을 재개한 바 있다. 이르면 이달 중 개각이 단행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한을 확답하긴 어렵지만 외교 일정을 마무리한 뒤 개각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