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랑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만영 원장.본인 제공[다음은 광주 한사랑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만영 원장 인터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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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 시간은 <광주시의사회와 함께하는 건강 바로알기>입니다. 면역력이 약해지면 발생하는 질환이 있습니다. 바로,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대상포진인데요. 오늘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김만영 원장과 함께 대상포진이 발생하는 원인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원장님 안녕하십니까?
◆김만영>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진행자> 우선 통증의 왕이라고도 불리는 대상포진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시죠.
◆김만영>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소아기에 수두를 일으킨 후 신경절이라는 곳에 수년에서 수십년 무증상으로 잠복해 있다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진 틈을 타서 재활성화 되는데요. 신경을 타고 나와 피부에 발진을 일으키면서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을 의미합니다. 일부에서는 만성적인 합병증을 유발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발생하면 그 증상이 수년이상 지속되기도 합니다.
◇진행자> 환자들이 알 수 있는 대상포진의 증상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김만영> 대상포진은 한자어로 '띠 대, 모양 상'으로 띠모양의 물집이 무리지어 나타는게 특징입니다. 최초 피부가 붉게 변하는 홍반이 나타나고, 2~3일뒤 그 홍반 위에 수포가 무리지어 나타납니다. 3~7일 사이에 농포 즉, 수포의 자리에 고름이 차게됩니다. 1~2주째 딱지가 생성되고, 이후 2~3주째 딱지가 떨어지게 됩니다. 또한 특징적으로 이러한 피부 병변은 몸의 중앙을 기준으로 한쪽에만 나타나게 됩니다. 이런 피부증상과 더불어 감각이상이나 근력저하가 동반될 수 있고, 주된 증상으로 통증이 되겠습니다. 초기에 통증은 칼로 베는듯한, 바늘로 찌르는 듯한, 불에 타는듯한 통증이 나타나고, 점차 가렵거나, 벌레 기어다니는 듯한 감각이상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피부의 감각은 저하되어 무뎌 지지만, 아프다고 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감각이 무뎌 지면 통증도 덜 느끼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대상포진 통증은 신경자체의 손상이기 때문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신경은 손상되어 감각은 무딘데, 신경자체에서 스파이크가 일어나서 통증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환자분들이 가만히 있어도 순간적으로 뜨끔뜨끔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진행자>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분은 어디일까요?
◆김만영> 가슴부위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 전체 대상포진의 절반인 50%정도가 가슴부위에 발생하게 되고, 그 다음이 안면부위가 20%정도를 차지하게 됩니다. 그 다음이 경추, 요추, 천추의 순서로 많이 발생하겠습니다. 그리고 발생가능 부위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모든 부위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양측으로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은 1%미만이고, 재발은 1~8%으로 흔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재발했을 경우 동일부위에 발생할 가능성은 50%정도로 절반을 차지하게 되겠습니다.
◇진행자> 대상포진이 발생했을 때 극심한 통증이 생긴다고 하는데요. 그럼 대상포진의 통증은 다른 통증과 비교해서 통증세기는 어느정도이고, 또 왜 이렇게 아픈 건가요?
◆김만영> 물론 모든 대상포진의 통증이 심한 건 아닙니다. 하지만 10명중 6~7명은 산모가 애를 낳을 때와 비슷한 정도의 통증을 겪게 됩니다. 드물게 매우 심한 통증을 앓는 환자분 중에서 옷에 닿을 때 조차 큰 통증을 유발하기때문에 그 부분의 옷을 찢은 상태로 내원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증상이 나타나는 곳이 피부이기 때문에 피부가 원인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숨어사는 곳이 신경절이라는 부분이고, 바이러스가 재활성화 될 때 신경을 따라서 증폭되고, 신경을 손상시키기때문에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진행자> 대상포진의 치료에도 골든타임이 존재한다는데요. 어떻게 됩니까?
◆김만영> 네, 앞서 말한 것처럼 바이러스가 증폭되면서 신경을 손상시킨다고 했는데, 항바이러스치료를 빠르게 시작하면 신경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됩니다. 치료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최소한 발진이 생기고 72시간 즉, 3일이내에 치료를 시작해야겠습니다. 72시간이라는 시간동안 바이러스의 복제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워지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빠른 치료는 감염의 확산과 감염 기간을 줄이고, 발진 치유의 촉진, 급성통증의 기간과 정도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겠습니다. 또한 빠른 치료에 가장 중요한 건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의 이행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눈 부위 대상포진, 면역이 억제된 환자, 전신 대상포진, 신경학적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는 72시간이 지났더라도 항바이러스제 투여가 필요하겠습니다.
◇진행자> 그럼 항바이러스제 치료 말고 추가적인 치료 방법이 있을까요? 또한 대상포진 합병증에서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발전하는 걸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떻게 됩니까?
◆김만영>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3일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항바이러스제로 바이러스가 신경을 손상시키는 걸 최소화 하는 겁입니다. 그리고 통증이 만성적으로 되지 않게 적극적이고 강력하게 통증을 억제하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통증을 줄이는 방법으로는 진통제, 항우울제, 항경련제 등 약물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야겠습니다. 하지만 약물로도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에는, 빠르게 신경차단술을 시행하여 신경통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줄이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신경차단술은 중추신경으로 통증의 신호가 입력되는 걸 차단하는 역할을 합니다. 몇몇 논문에 의하면 척추에 24시간 동안 약물을 주입하는 지속적 신경차단술을 시행하거나, 매일 하루 한 차례 씩 신경차단술을 시행하는게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있습니다. 신경차단술은 접촉성 이질통이 거의 소실될 때 까지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간헐적보다 지속적인 방법이 더욱 효과적이겠습니다.
◇진행자> 대상포진에서도 특히 주의해야 하는 대상포진이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경우일까요?
◆김만영> 대상포진에서 두번째로 많이 발병하는 부분인 안면부위에 발생한 대상포진이 그 경우입니다. 안면부위에서도 눈 부위 발생하는 경우 영구적인 시력감소나 실명을 초래 할 수 있고, 귀부위에 발생하는 경우에 이명, 난청, 어지럼증, 안면신경마비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이 또한 영구적인 청각상실을 초래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최대한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겠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대상포진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시죠.
◆김만영> 가장 중요한 건 면역력을 잘 유지하는 것입니다. 평상시에 적절한 운동이나 스트레스 관리, 충분한 수면을 통해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또한 직접인 예방을 할 수 있는 건 예방접종이 되겠습니다. 예방접종의 효과는 전세계적으로 코로나를 겪으면서 환자분들의 이해도가 올라갔는데요, 접종을 통해서 100% 대상포진의 발병을 막을 수는 없지만, 면역체계의 활성화를 통해 상당부분 발병을 막을 수 있고, 또한 증상이 심각하게 진행하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2년 12월부터 재조합 사백신의 접종이 가능하게 되었고, 이는 기존의 생백신의 60~70%의 예방률 보다 큰, 90%이상의 예방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예방효과가 지속되는 기간 역시 10년이상으로 길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사백신이 권고되고 있습니다. 10년이상의 예방 효과를 유지하게 때문에, 기존에 있던 생백신은 대상포진 발병율이 증가하는 60세 이상에서 접종이 권고 되었으나, 예방효과가 더 길어진 사백신은 면역력의 유의한 감소가 시작되는 50세 이상부터 접종이 권고됩니다. 또한 사백신이기 때문에 면역 저하 기저질환이 있거나, 면역억제제를 사용중이거나,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분들 에서도 접종이 가능합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한사랑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김만영 원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