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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발표부터 입국·회견까지 불과 닷새…빠른 수습에도 남는 의혹

산업일반

    석유 발표부터 입국·회견까지 불과 닷새…빠른 수습에도 남는 의혹

    소규모 기업 신뢰성 논란…"전문가 전세계 분포"
    우드사이드 철수…각 기업 전략과 판단기준 달라
    탄화수소 확인 안된 점 리스크…그런데 경제성 있나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 참석해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 참석해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 발표 이후, 미국 심해평가업체 액트지오 비토르 아브레우 대표의 입국까지 불과 사흘, 중간에 현충일 휴일을 포함하고도 닷새 만에 기자회견이 열렸다. 정부는 각종 의혹에 빠르게 대응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속도를 냈던 것과는 달리 7일 기자간담회 내내 '기밀', '불확실성' 등이 강조되면서 각종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호주 석유개발업체 우드사이드 철수…그래도 경제성 있나?

    아브레우 대표는 우선 소규모 회사로, 전문성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액트지오사는 자료해석을 하는 회사로, 전 세계에 전문가들이 분포돼 있어 필요에 따라 프로젝트성으로 운영하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이나 업계에서는 탐사업체 특성상 전문성을 갖춘 인력 네트워크만 확보했다면 소규모 운영이 가능하다며 아브레우 대표의 의견에 대체로 공감했다.

    하지만 경제성에 대한 판단을 놓고는 여전히 의견이 엇갈린다. 특히 2007년부터 한국석유공사와 함께 동해 심해 가스전 공동 탐사를 진행한 호주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가 지난해 1월 50% 조광권을 포기하고 사업에서 철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확대됐다.

    우드사이드사는 2023년 반기보고서를 통해 "탐사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는 과정에서 더 이상 장래성이 없는 광구를 퇴출시켰다"며 그 대상 중 한 곳으로 '한국'을 언급했다. 이와 관련 석유공사 측은 우드사이드사가 합병 이슈로 조직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철수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학계나 업계에서는 석유개발 분야가 워낙 불확실성이 큰 영역이기 때문에 사업성 판단에 대해서는 각 회사가 처한 상황과 전략, 기준이 다르다고 봤다.
     
    최경식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우드사이드사 내부적으로) 기술적으로든 또는 회사의 전략적 가치에 따라서 판단을 내렸을 것이고 또 철수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가지 근거들을 들었을 것"이라면서 "동일한 자료를 본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해석에 따라서. 관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우드사이드사가 철수한 이유에 대해서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는 이상 현재로서는 경제성을 놓고 어떻게 다른 판단을 한 건지 확인하기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탄화수소 확인 못한 것 '리스크' 언급…시추해도 될까?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의 석유, 가스 매장 가능성을 분석한 미국 액트지오사의 대표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가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아브레우 박사는 남미 가이아나 탐사에 참여한 인물로 엑슨 모빌의 지질그룹장 출신이다. 인천공항=박종민 기자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의 석유, 가스 매장 가능성을 분석한 미국 액트지오사의 대표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가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아브레우 박사는 남미 가이아나 탐사에 참여한 인물로 엑슨 모빌의 지질그룹장 출신이다. 인천공항=박종민 기자
    아브레우 대표는 동해 심해에 석유·가스 존재 가능성을 높게 본 이유에 대해 '4가지 제반 요소'를 갖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근원암, 저류층(모래), 덮개암(진흙), 트랩 이 네 가지를 갖춰야 하는데 동해 심해에서 이 4가지 요소를 갖춘 유망 구조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다만 리스크에 대해서도 분명히 언급했다. 지금까지 분석을 통해서는, 탄화수소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탄화수소 부존여부는 곧 경제성을 의미하는데 학계에서는 탄화수소의 부존 확인은 주로 시추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본다.  시추탐사 결과 약 90%는 탄화수소가 아닌 염수로 차 있을 만큼 시추 성공률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경식 교수는 "탄화수소가 있다, 없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만큼의 탄화수소가 있느냐. 또 그중에서도 얼마큼이 지금 현재 시추 기술로 우리가 뽑아낼 수 있느냐' 그것이 사실은 경제성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반면 익명의 한 학계 관계자는 3D탐사를 했다면, 탄화수소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브레우 대표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물과 탄화수소의 경우 비중이 다르다. 가스의 경우 브라이트 스팟이 나타난다"고 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아브레우 대표는 같은 날 오후 안덕근 장관과 면담자리에서 "탄화수소를 발견하지 못한 점이 리스크라고 한 건, 과거 시추했던 구조에서 유의미한 탄화수소를 찾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이번에 도출한 7개 유망 구조는 향후 시추를 통해 탄화수소 부존여부 및 부존량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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