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니시우스 주니오르에 대한 인종차별 행위로 재판을 받는 피고인들. 연합뉴스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연합뉴스스페인 축구 명문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브라질)를 향해 인종차별 행위를 한 발렌시아 팬 3명이 징역 8개월에 2년간 축구장 출입 금지 처분을 받았다.
영국 BBC는 11일(한국 시각) "발렌시아 축구 팬 3명이 비니시우스에 대한 증오 범죄 혐의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스페인에서 '축구장 내 인종차별 행위'에 대한 유죄 판결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유죄 판결을 받은 발렌시아 팬 3명은 지난해 5월 발렌시아 메스타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발렌시아와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 도중 비니시우스를 향해 원숭이 울음소리를 내고 인종차별 행위를 한 혐의로 체포돼 재판을 받아왔다.
스페인 법원은 "3명의 피고인이 피부색을 언급하는 구호와 몸동작, 노래 등으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모욕한 게 입증됐다"면서 "원숭이의 울음소리와 행동을 반복해서 따라 하는 행위는 선수에게 좌절감과 수치심, 굴욕감을 야기했고, 결과적으로 인간의 본질적인 존엄성까지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스페인에서는 비폭력 범죄로 2년 미만의 징역형을 받은 피고인은 전과가 없으면 추가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한 집행이 유예된다. 이들 3명은 2년 동안 스페인축구협회가 주관하는 경기가 열리는 축구장 출입도 금지됐다.
비니시우스는 같은 날 SNS를 통해 "나는 인종차별의 피해자가 아닌, 인종차별자들을 고문하는 사람"이라며 "이번 유죄 판결은 나 하나만이 아니라 모든 흑인을 위한 것이다. 다른 인종차별자들이 계속 두려워하고 부끄러워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비에르 타바스 라리가 회장도 "이번 판결을 통해 경기장에서 인종차별 행위를 하는 사람들에게 확실한 메시지가 전달됐을 것"이라고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