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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카카오의 '절치부심' 첫 자체 데이터센터 가보니

IT/과학

    [르포]카카오의 '절치부심' 첫 자체 데이터센터 가보니

    시민들 개방 공간·데이터 보안 공간 구분
    데이터 보안 높이기 위해 '뭐든지 2개'로 이중화
    "다시는 화재 피해 없게"…국내 최초 '화재대응시스템' 특허

    데이터센터 안산 전경. 카카오 제공데이터센터 안산 전경. 카카오 제공
    '안정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친환경'을 내세웠다. 지역사회에도 기꺼이 문을 열었다. 지난해 9월 준공해 올해 1월부터 본격 가동한 카카오 첫 자체 '데이터센터 안산'에 대한 이야기다.
     
    카카오톡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매일 사용하고 있는 '국민 메신저'이기에 하루 평균 100억 이상의 데이터가 오간다. 10일 카카오가 공개한 '데이터센터 안산'이 국민 메신저의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을지 구석구석 들여다봤다.
     

    '개방'과 '보안'…두 마리를 잡겠다는 카카오의 '포부'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의 첫인상은 친근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대학 내 운동장을 마주 보고 자리 잡아 캠퍼스 내 건물로 보였다. 경기도 안산 한양대 에리카(ERICA) 캠퍼스에 위치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연면적 4만 7378㎡로 지상 6층 규모의 운영동과 전산동 두 동으로 이뤄져 있다.

    운영동 1·2층은 지역 사회에 열린 공간으로 쓰일 예정이다.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내 부지를 선정하면서 대학·지역과 함께 하겠다고 약속해서다. 카카오 고우찬 인프라기술 성과리더는 "카카오 데이터센터는 안정성이라는 최우선의 가치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친환경과 지역사회와의 상생까지 고려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데이터센터 안산 전산동 1층 발전기실. 카카오 제공데이터센터 안산 전산동 1층 발전기실. 카카오 제공
    종합상황실이 있는 운영동을 지나 전산동에 가기 위해서는 5층 다리를 건너야 했다. 전산동에 들어갈 때부터는 철저한 보안 시스템이 작동됐다. 사람은 5층 다리를 건너야 전산동에 출입할 수 있고, 화물은 1층 하역장으로만 가능하다. 카카오 관계자가 출입증을 대고, 정맥 인증을 하니 투명 유리로 된 원통형의 문이 스르륵 열렸다. 인증 한 번엔 한 사람씩만 지나갈 수 있다. 먼지가 유입되지 않도록 덧신은 필수다.

    데이터센터 안산 전산동 3층 서버실. 카카오 제공데이터센터 안산 전산동 3층 서버실. 카카오 제공
    데이터센터의 '중추'인 서버실은 컴퓨터로 치면 본체 역할을 하는 서버가 빼곡하게 차 있어 대형 마트를 연상케 했다. 서버를 연결하는 선을 천장에 붙여 배치하기 위해 6m로 층고를 높였다. 서버는 0.02초만 끊겨도 전체가 정전될 수 있다. 카카오는 서버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뭐든지 2개'로 만드는 이중화를 접목했다. 전력회사로부터 공급받는 전력망, 통신회사에서 서버에 통신을 제공하는 통신망, 서버의 열기를 낮춰주는 냉수 공급망은 물론 두 변전소에 문제가 생겼을 때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예비 전력망도 마련했다. '먹통'만은 안 된다는 카카오의 절실함이 와닿았다.
     

    '최첨단 시스템 도입'…불은 막고, 물·전기는 지킨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 카카오 제공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 카카오 제공
    카카오의 첫 자체 데이터센터의 핵심은 화재 대응 시스템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날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그날'을 회고했다. 지난 2022년 10월 15일. 판교 SK C&C 화재로 5일간 카카오가 사실상 멈췄던 그날을 떠올리며 '절치부심'을 밝혔다. 카카오가 자체 개발한 화재대응시스템은 현재 특허 출원됐다.
     
    정신아 대표는 "업계 전반에 장애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 원인 분석과 규명이 이어졌다"며 "국내 그 어느 곳보다 안정성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사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그 결과물이 여기"라며 자신했다.

    데이터센터 안산 전산동 2층 배터리실. 카카오 제공데이터센터 안산 전산동 2층 배터리실. 카카오 제공
    화재대응 시스템은 배터리실에만 적용됐다. 배터리는 한 번 불이 나면 쉽게 옮겨 붙고 꺼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배터리실 곳곳에서 조그만 소화기도 눈에 띄었다. 카카오 배터리실의 배터리는 하나라도 화재가 발생하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감지해 화재 영향이 있는 배터리만 독립적으로 전원을 차단한다. 또 천막이 내려와 불이 번지는 걸 막는다. 이후 소화 약제를 분사해 초기 진화가 이뤄지고, 냉각수를 지속적으로 분사해 발화를 최대한 차단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소방서와 연계해 데이터센터 맞춤형 화재 진압이 실시된다.
     데이터센터 안산 전산동 옥탑 전경. 카카오 제공데이터센터 안산 전산동 옥탑 전경. 카카오 제공
    옥상으로 올라가자 수십 개의 냉각기와 태양광 패널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다. 냉각기는 모터 없이 돌아가는 '프리쿨링' 시스템이 적용됐다. 커다란 원통형의 옥상 물탱크에 보관된 보충수는 조경용수나 소방용수로 재사용될 수 있다. 일반 데이터센터 대비 상하수도 비용을 약 98%까지 절약하도록 설계됐다. 오보영 데이터센터 리더는 "전력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가변 모터, 태양광 장비 등 설비에 그치지 않고 운영 최적화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약 30분 간 진행된 데이터센터 투어를 마치고 나니 아쉬움도 남았다. 지난해 11월 네이버 데이터센터에서 최초로 로봇이 도입되고, 자율주행 셔틀이 운영되는 것을 보고 이번 카카오 데이터센터에도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시스템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제2 데이터센터에 AI 기술을 활용한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고우찬 인프라기술 성과리더는 "AI 서비스와 관련해 글로벌 업체와도 활발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오는 2027~2028년 내로 제2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AI 서비스를 본격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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