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크 시오티 프랑스 공화당 대표. 연합뉴스프랑스 조기 총선을 앞두고 정통 우파 공화당 대표가 극우 국민연합(RN)에 연대의 손을 내밀었다가 당으로부터 축출됐다.
12일(현지시각) 르몽드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공화당은 이날 오후 긴급 정치국 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극우와 연대를 결정한 에리크 시오티 당 대표를 제명하기로 했다.
아니 주네바르 공화당 사무총장은 "시오티는 당헌과 노선을 위배했다"고 제명 이유를 설명한 뒤 "공화당은 독립적으로 프랑스 국민에게 후보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시 당 대표는 주네바르 사무총장과 유럽의회 선거를 이끈 프랑수아 자비에 벨라미 유럽의원이 맡는다.
공화당은 최근 유럽의회 선거에서 단 6석(7.2%)를 얻어 5위에 그쳤다. 이후 시오티 대표는 TV 인터뷰를 통해 이번 조기총선에서 RN과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프랑스 정통 보수 우파인 공화당이 극우 정당과 연대하겠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어서 곧바로 당 안팎에서 논란이 빚어졌다.
공화당 소속 제라르 라르셰 상원의장은 "시오티 대표가 정치위원회가 정한 정치 노선을 존중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황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한 명을 제외한 모든 상원의원과 대의원도 시오티 대표를 따르지 않기로 한 결정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제명을 통보받은 시오티 대표는 "오늘 개최된 회의는 당규를 명백히 어긴 채 진행됐다"며 "이번 회의에서 이뤄진 어떤 결정도 법적 효력을 갖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나는 당원들이 선출한 우리 정당의 대표이며 앞으로도 대표로 남을 것"이라며 불복 의사를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