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안전지대? 규모 5-6 지진 있었다
◆ 소> 교수님도 어제 지진 감지하셨죠.
◇ 오> 아주 심하게 감지해서 이건 전라북도에서 일어났거나 아니면 딴 데서 일어났으면 굉장히 큰 지진이겠다. 그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 소> 그동안 이 정도의 큰 지진은 경북지역에 집중이 됐던 것 같은데요.
◇ 오> 백령도 홍성 신안 이런 데는 규모 5 이상의 지진들이 일어났기 때문에 아주 이례적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전북 내에서 보자면 계기 지진으로 측정된 1978년도 이후에는 3.9가 최고였었거든요. 3.9와 4.8의 차이는 에너지가 30배 차이가 나는 거죠. 전북에서는 계기 지진 측정 이후 가장 큰 지진이었다. 이렇게 생각됩니다.
◆ 소> 이번 지진의 특징이랄까요? 어떤 점이 달랐다고 보세요.
◇ 오> 전라북도에는 굉장히 피해를 줄 수 있는 지진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했던 관념을 깨트린 거죠. 지진에는 주기가 있어요. 예를 들어서 일본처럼 힘이 가해지는 쪽에 가까운 데서는 주기가 굉장히 짧죠. 지진의 크기도 크고. 경상도 쪽은 규모도 일부보단 작아지고 주기도 길어집니다. 왜냐하면, 힘이 어느 정도 축적이 돼야 땅이 단층이 움직일 수 있거든요. 경상도에 비하면 전라도 쪽은 그 축적 기간이 더 길고 규모는 작을 수 있죠. 그러니까 일본에서는 최고 규모 9 정도의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면 경상도 측에서는 규모 7 정도까지도 일어날 수 있고 전라북도는 규모 5에서 6 정도. 이번이 4.8이잖아요. 이보다 더 큰 지진이 일어났던 기록이 있기 때문에 그 정도의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
단, 주기가 길다 보니까 조선시대 때 일어나고 안 일어난 거잖아요. 힘이 축적되는 기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다 보니까 안 일어나는 것처럼 생각이 들 수가 있죠.
◆ 소> 전북도 지진이 일어날 수 있는 지역이었네요.
◇ 오> 지진의 역사를 보면 규모 5에서 6 정도의 지진이 있었던 걸로 기록이 돼있어요. 이런 것들은 주기가 너무 길다보니까 그 지진을 본 사람들은 지금 살아있는 사람이 없을 거 아니겠어요. 조선시대 때 일어났으니까. 문제는 그 주기가 상당히 오랫동안 안 일어났기 때문에 이제는 그 힘이 축적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이제부터는 일어날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 얘기할 수 있는 거죠.
◆ 소> 행안부에서는 이번 지진이 본진이었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앞으로 여진이 있을 수 있겠네요.
◇ 오> 앞으로 지진이 2가지가 있을 수 있어요. 이번이 큰 지진이 이전에 일어난 전진이라면 이거보다 더 큰 지진이 올 것이고 본 지진이면 땅이 이렇게 움직였는데 덜 움직인 데가 있잖아요. 나머지가 다 움직여야 마무리가 될 거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1번 움직였는데 미처 못 따라간 데가 움직여야 되는 거를 여진이라고 해요. 여진은 본진보단 작죠. 여진은 점점 좀 작아지니까 여진의 크기가 전라북도에 큰 피해를 입힐 정도는 아니다. 횟수는 어느 정도가 될지 모르겠으나 이렇게 큰 염려할 건 없다.
그렇지만 앞으로 이거보다 더 큰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을 우리한테 지시한다고 한다면, 그건 우리한테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는 거죠.
◆ 소>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지진이 어떤 단층에서 발생했는가 의견이 엇갈린다고 들었어요.
◇ 오> 전라북도에도 가능성 있는 단층이 한 2개가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가능성이 있는 게 함열단층이에요. 익산에 위치하고 있는데, 북북동 그러니까 그건 남쪽 아래쪽으로 하면 남남서죠. 그 단층을 연결해 보면 이번에 일어난 지진이 일어난 위치랑 연결이 돼요. 우리가 인지를 못하는 규모 1, 2의 지진은 그 라인 따라서 쭉 일어났었어요. 그러니까 여기에도 활성단층이 있다라는 걸 의미를 한 거죠.
그런데 그거에 대해서는 연구를 많이 안 하다 보니까 관심이 없다 보니까 새로이 발견된 단층인 것처럼 얘기는 되지만 사실 함열단층은 활성단층일 가능성이 이미 오래 전에 제시됐고 그 라인을 따라서 적지만 계기 지진이 계속 일어나고 있었고, 함열단층 근처에선 3.9까지 일어났었거든요. 한 10여 년 전에. 여기는 단순히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사실은 예측할 수는 있었죠. 그런데 여기가 농사지역이다 보니까 토양이 깊잖아요. 그러니까 이 단층을 조사할 수 있는 증거들이 저 땅속에 다 묻혀버린 거예요. 그래서 조사할 수가 없었던 거죠. 그래서 예측만 했지만, 확인할 순 없었던 단층. 하지만 지진이 일어났으니까 이제는 확실히 있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거죠.
지반 약한 전북, 새만금 등 피해 클 수 있어
◆ 소> 전북 지역의 경우에는 계속 지진이 일어날 경우에 피해가 클 수 있다면서요.
◇ 오> 지진의 피해는 얼마나 큰 지진이 일어났는가 얼마나 중요시설이 있는가 산속에서 일어나면 큰 피해가 없잖아요. 지반이 얼마나 단단한가 예를 들으면 경주와 포항을 비교해 보시면 경주는 5.8 규모의 지진이고 포항은 5.4 규모의 지진이에요. 세기는 최소한 5배 이상 거의 10배 가까이도 될 수가 있는데, 피해는 포항이 5배나 더 많았단 말이죠. 그러니까 이게 규모만 가지고 설명이 안 되는 걸 확실히 보여준 거죠. 왜냐하면, 포항은 아직 완전히 고화되지 않은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지반이 약했죠. 지반이 약하면 지진파가 증폭이 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피해가 훨씬 더 커진 거죠. 5.4 가지고도 부실한 아파트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됐으니까.
그런 면에서 볼 때 토양층이 깊거나 매립을 한 지역은 더 위험하겠죠. 포항과 비슷한 지진이 일어난다면 그 피해는 더 클 것이다. 전라북도는 역사적으로 볼 때 5~6 사이의 지진이 일어나니까 포항이나 경주 정도의 지진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는데, 여기는 부안이나 김제 지역은 깊은 토양층이 깊고 새만금은 매립지잖아요. 여기는 그 정도 가지고도 상당한 피해를 볼 수 있다. 그러니까 거기에 대한 대비를 해야 된다 이번 지진으로 우리가 생각해야 되는 점입니다.
부안군 보안면의 한 농가. 소민정 프로듀서◆ 소> 건축물은 내진설계라는 개념이 있잖아요. 매립지는 어떤가요
◇ 오> 매립지는 단단하게 만드는 수밖에 없죠. 매립 속도 이런 것들은 굉장히 거기에 반하는 거죠. 지금 새만금 자체가 그 연약한 암반 위에 놓여 있는 거예요. 그 상태인데다 또 위에다 매립을 또 한거죠. 매립하는 것은 단단하게 눌러서 안정화될 때까지 시간을 충분히 줘야 되는 거예요. 우리가 너무 급히 서두르다가 그런 것을 고려하지 못했을 경우 여기에 도시가 지어지고 공장이 들어오게 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잼버리야 천막 거두면 되지만 이건 뭐 건물이나 공장을 어떻게 어디로 가져갈 수가 없잖아요. 굉장히 큰 피해가 일어날 수도 있다. 매립을 하고 지반이 약하면 내진설계만이 아니라 파일을 다 박아야 돼요. 새만금 깊은 데는 40미터나 들어가야 암반 있거든요. 암반까지 파일을 박아서 파일들이 지탱을 해주는 거죠. 그 돈이 얼마나 들어가겠어요. 공사비가 많이 들어가면 땅값이 비싸지니까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어 지는 거예요. 사실상 이 지역에 그런 문제가 있었는데, 거기다가 지진까지 일어났기 때문에 새만금의 매립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철저히 검토를 해봐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잼버리 같은, 이건 잼버리보다 더 클 수밖에 없는 그러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 소> 남해의 경우 지진으로부터 영향을 어떻게 전망하세요
◇ 오> 일단 우리나라에 단층이 많잖아요. 단층이 새로 만들어지는 건 쉽지가 않습니다. 어마어마한 힘이 가해져야 되니까. 단층들은 이미 다 있어요. 지질학적으로는 제4기 가장 젊은 시기라고 하는 게 250만 년 전부터 제4기라고 합니다. 제4기 동안에는 거의 힘이 변하지 않는 거예요. 그러니까 힘은 똑같아요. 단층은 거의 똑같이 있어요. 지진이 일어난 곳은 계속 지진이 일어날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굉장히 많은 단층들이 있고 이 힘은 계속 가해지고, 우리나라는 어디든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 단 일본 쪽에서 힘이 온다면 일본보다는 그 규모가 좀 작고 주기가 길 뿐이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돼요.
남해 같은 경우는 중간 정도로 본다고 한다면, 그런데 남해는 조금 개념이 다른 게 일본 북서 일본의 남동쪽에선 북서쪽으로 밀고 오는 힘이 있거든요. 남해냐 서해냐 동해냐를 떠나서 단층이 그 힘에 의해서 밀릴 수 있는 방향으로 단층이 존재하고 있느냐가 중요하죠. 그래서 단층의 형태, 가해지고 있는 힘에 따라서 이루어질 수 지진이 일어날 수 있죠. 우리나라는 동해 서해 남해 다 가능성이 있는데, 동해 쪽은 일본에서 오는 힘이 세기 때문에 확률이 더 높다 얘기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 소> 안전지대가 없다.
◇ 오> 영광발전소에 지진 단층이 지나가요. 정읍단층이라는 건데 정읍단층 동서로 가다가 북북동으로 올라갑니다. 거기서도 3.9 지진이 일어났었기 때문에 이게 활성단층의 가능성이 있어요. 그 단층이 바로 영광발전소 부지를 가로질러 가고 있단 말이에요. 심각한 위험성인데 옛날에는 원전을 짓느라고 바빠서 그런 단층이 있어도 우리가 전기가 필요하니까 무리하게 지었죠. 이제는 안전이 중요한 세상이 됐는데 다시 재가동한다 그러면 굉장히 위험한 거죠.
단층조사, 위험지역 우선 해야
◆ 소> 지진이 드물었던 전북 내륙에서도 지진이 발생하다 보니 호남에 대한 단층 조사도 진행해야 된다 얘기들이 나오는데 그동안 단층 조사를 안 했었나요?
◇ 오> 단층 조사는 시급한 데부터 먼저 하게 되겠죠. 경상도 지역에는 원전도 많고 거기는 여기보다 지진이 더 많이 일어나니까 경상도 지역의 우선순위가 될 수밖에 없었죠. 우리가 우선순위에 계속 밀리게 된 거예요. 그렇지만 이제 우리도 새만금 사업도 있고 영광발전소도 있으니까 여기도 중요하지 않다고 얘기하면 안 되는 거죠. 그 전에는 그래도 4.8까지는 일어난 적이 없으니까 괜찮겠지 해서 아마 우선순위에서 밀렸을 것 같아요.
◆ 소> 호남은 2032년에 조사한다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 오> 새만금 사업이 완성되려면 뭐 빨리 가야 될 거 아니겠어요. 그럼 준비 단계에서 확실히 해야 되는데 단층 조사도 없이 그냥 새만금을 만들어 놓고 30년 후에 그 지진에서 피해를 본다면 이건 굉장히 힘들어지는 거죠. 그래서 우리도 새만금이라는 대규모 사업이 존재하고 있고 연약층 토양이 깊은 데들이 많기 때문에 여기도 조사 대상이 돼야 된다.
경상도처럼 전 지역을 대상으로 하기는 힘들지만 문제가 되는 지역을 중점으로 선정해서 그 지역에 대한 조사는 빨리 시작해야 된다.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소> 단층 조사를 동시다발적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 오> 인원이 필요하고 돈이 필요하잖아요. 그런 것도 정부 예산이 있어야 되고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되는데 이렇게 쉬운 작업은 아니거든요. 한꺼번에 전 국토를 할 수는 없는 겁니다. 그래서 저도 주장하는 게 지역 지역 나눠서 진행하지 말고 각 지역에서 중요한 것을 골라서 조사를 하는 것이 정부 정책으로써 효율적일 것이다. 경상도에 많이 일어난다고 하지만 경상도에도 들 중요한 데도 있고 더 중요한 데도 있게 아니 있지 않겠습니까? 예를 들어서 경상도 전체를 하는 거보다도 중요한 지역을 해서 여분을 남겨서 호남지역에 중요한 곳으로 사용하게 해준다든지 정부에서 균형 있는 조사를 하는 게 정부가 해야 될 책임이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소> 앞으로 또 지진이 올 수 있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대비를 하면 좋을까요?
◇ 오> 전라북도도 예산이 제한되고 국가도 예산이 제한되니까 어느 곳을 먼저 해야 되는지를 정해야 될 거예요. 과거에 지진이 많이 발생했다거나 연약한 지반이나 중요한 시설이 들어오는 곳들을 선정해서 그 지역에 대해서 먼저 지진 대비를 해 들어가야 될 것이다. 왜냐하면, 지진이 당장 내일 일어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저희한테 시간이 없는 건 아닙니다. 언제 일어날지 모르긴 하지만 그래도 시간을 갖고 점차적으로 대책을 세워나가야 되겠죠. 한꺼번에 할려면 불가능하죠.
새만금지역에 대해선 과연 지진을 고려해서 매립을 하고 있었는가 아닌가에 대한 검토 그 다음에 한빛원전에서는 과연 이 단층들이 원전의 영향을 줄 것인가 안 줄 것인가에 대한 결정, 경상도보다 중요성이 덜 한 건 아니거든요.
◆ 소> 판단이 빨리 진행돼야 되겠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오창환 명예교수였습니다.
오창환 명예교수. 전북CBS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