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린 지난달 27일 밤 군사정찰위성 추가 발사를 감행했지만 실패했다. 합참 제공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북한 군사정찰위성 발사 로켓에 러시아 기술이 이전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북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심이 모아진다.
블룸버그 통신은 17일 신 장관과의 인터뷰 기사에서 북한이 지난달 27일 발사에 실패한 2차 정찰위성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신 장관은 러시아가 북한에 새로운 로켓 엔진 기술을 제공한 것으로 보이지만, 시스템을 통합하는 데 문제가 있어 발사가 실패로 끝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 장관은 이어 "그것은 정확히 러시아의 최신 엔진 기술"이라면서 평양이 사고 원인을 나열함으로써 러시아로부터 기술 지원을 받았음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정찰위성 발사 실패 직후 '새로 개발한 액체산소+석유 발동기의 동작 믿음성'을 사고 원인으로 '초보적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당시 우리 군은 원인 분석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했고, 러시아의 기술 지원 여부에 대해선 속단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만약 신 장관의 말처럼 러시아의 기술 제공이 기정사실이라면, 러시아는 우리 측이 설정한 레드라인(금지선)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북러 정상회담과 관련해 "러시아 측에 일정한 선을 넘지 말라는 경고성 소통도 한 바 있다"고 밝혔다.
우리 측이 상정한 레드라인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전용 가능한 위성 로켓(우주발사체)도 당연히 포함돼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우리 정부는 북한 우주발사체에 대해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신 장관은 이번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의 가장 진보된 군사 기술을 북한에 이전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는 우주발사체 기술은 첨단 군사기술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소 상충된 발언이라 할 수 있다.
그는 "러시아가 (기술을) 이전하기로 결정하면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완전히 잃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래서 그들은 그것을 마지막 수단으로 남겨둘 가능성이 높고, 북한이 러시아에 그 마지막 수단을 포기하도록 유혹할 만한 것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 장관은 한미일 3국이 내년 1월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에 북한의 핵무기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안보 파트너십을 공식화하는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