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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미등록 물류센터 운영해 경찰 수사…'안전 사각지대'

부산

    쿠팡, 미등록 물류센터 운영해 경찰 수사…'안전 사각지대'

    부산 사상경찰서, 물류창고법 위반으로 쿠팡 사상 물류센터 수사
    부산시 "학장동 물류센터 등록 안 돼 위법성 있어"
    화재 등 재난 안전 대책 없어 안전 사각지대 지적
    쿠팡 측 "물품 보관 안 해…물류창고업 해당 안 한다" 반박

    미등록으로 운영돼 온 부산 사상구의 한 쿠팡 물류센터에서 화물차량이 나오고 있다. 정혜린 기자미등록으로 운영돼 온 부산 사상구의 한 쿠팡 물류센터에서 화물차량이 나오고 있다. 정혜린 기자
    쿠팡이 운영 중인 부산의 한 물류센터가 관련 규정과 건축법을 위반해 지자체가 행정 처분을 내린 가운데, 일부 물류센터는 부산시에 등록도 하지 않은 채 운영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빠른 배송을 위해 전국 곳곳에 이와 같은 물류센터를 미등록으로 운영해 기본적인 안전계획을 제출하지 않는 등 시장을 선도하는 대기업이 오히려 안전 사각지대를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최근 쿠팡이 운영 중인 사상구의 한 물류센터가 '물류시설의 개발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부산시는 사상구 학장동 산업단지에 있는 쿠팡 물류센터가 물류창고업으로 등록하지 않은 채 운영했다며 이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화물을 보관하거나 이와 관련된 하역, 보관, 상표 부착 등을 하는 물류창고 중 (중 시설 전체 바닥면접 합계가 1천㎡ 이상이거나 전체 면적의 합계가 4500㎡ 이상인 시설의 경우,) 화재안전관리계획서 등 서류와 함께 특별·광역시 등 관할 지자체에 등록해야 한다.
     
    시는 해당 물류센터가 물류 포장과 하역, 분류 등 일련의 과정을 진행하는 만큼 물류창고업 등록 대상이지만, 정식 등록 절차를 거치지 않아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물류창고의 경우 화재 등 재난 위험성을 줄이고자 관리시스템이 잘 작동하도록 등록해야 한다"며 "해당 장소의 경우 임대를 해 수년째 사용하면서 등록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 위법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부산 사상구에 위치한 쿠팡 물류센터 전경. 정혜린 기자부산 사상구에 위치한 쿠팡 물류센터 전경. 정혜린 기자
    사상구 물류센터를 제외한 3곳은 물류창고 등록 대상인지 여부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이같은 미등록 물류센터가 더 있어, 현재 곳곳에서 여러 건의 수사 의뢰가 경찰에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쿠팡이 사업 확장과 유통망 장악에만 혈안이 돼 기본적인 법령 준수와 작업장 안전까지 내팽개쳤다는 비판도 나온다.
     
    현행법상 재난 취약시설로 지정된 물류창고는 지자체 등록과 함께 '재난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는 등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사상구에 있는 쿠팡 물류센터는 물류창고로 등록되지 않아 화재안전관리계획서를 부산시에 제출하지 않은 것은 물론 이 책임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사상구 쿠팡물류센터는 관련 목록에서 빠져있어, 재난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아마 물류창고로 등록이 안 돼 있으니 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부산 사상구에 위치한 쿠팡의 미등록 물류센터에 화물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정혜린 기자부산 사상구에 위치한 쿠팡의 미등록 물류센터에 화물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정혜린 기자
    일명 '캠프'라고도 불리는 물류센터에서는 빠른 배송을 위해 낮 시간대뿐만 아니라 심야에도 많은 인력이 분류 업무 등에 투입되고 있다. 화재에 취약한 대형 작업장에서 많게는 수백 명이 근무하고 있지만 기본적인 안전 의무마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처장은 "수년 전 경기도 이천 물류센터 대형 화재를 겪은 만큼 더욱 작업장 안전에 신경 써야 할 기업이 책임을 외면하고 있는 행태"라며 "법적으로 경계선에 있더라도 안전과 기업 윤리 등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 등록을 했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물류센터가 법적으로 물류창고업에 해당하지 않고, 관련 법령을 준수하고 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쿠팡은 부산시 등에 사상구 물류센터가 물품을 적재하거나 보관하지 않기 때문에 법적으로 물류창고 신고 등록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관계자는 "물류창고업 등록과 무관하게 각 캠프에 대해 자체적으로 보험을 가입하고 있고, 관련 법령에 따른 소방 및 화재 안전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며 "전국적으로도 일부 캠프에 대한 경찰 조사가 있었지만, 대부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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