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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최고세율 반토막? 재정당국 '진땀'[박지환의 뉴스톡]



경제정책

    상속세 최고세율 반토막? 재정당국 '진땀'[박지환의 뉴스톡]

    ■ 방송 : CBS 라디오 '박지환의 뉴스톡'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박지환 앵커
    ■ 패널 : 최서윤 기자


    [앵커]
    지난달 시작된 종합부동산세 폐지 논란에 이어서 어제는 대통령실에서 상속세 최고세율을 30%까지 낮춘다, 이렇게 구체적인 숫자까지 제시됐습니다. 야당과 주무부처의 반응이 궁금한데요. 자세한 내용, 기획재정부 취재하는 최서윤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최 기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어제 아침부터 종부세 폐지-상속세 완화가 헤드라인 뉴스가 되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먼저 정리를 좀 해주시죠.

    [기자]
    네, 발단은 어제 대통령실 성태윤 정책실장이 KBS에 출연해 종부세 제도를 폐지하고 일부는 재산세로 흡수하자고 한 발언입니다.

    또 상속세에 대해서도 "'서울 아파트 한 채' 정도를 물려받는 데 과도한 상속세 부담을 갖지 않는 정도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상속세를 자세히 살펴보면 현재 유산 5억 원까지는 상속세를 면제하는 일괄공제 한도를 늘리자는 건데, 최근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약 12억 원이니까 일괄공제 한도액도 이만큼 올리잔 겁니다.

    [앵커]
    상속세 면제 범위가 5억에서 12억까지 오르면 그보다 더 많은 유산을 물려받는 경우도 줄줄이 세금이 깎이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현재 상속세 과표구간상 5억 초과 10억 원까지는 30%, 30억 원까지는 40%, 30억을 초과하면 50% 세율이 부과되고요. 여기에 기업인들은 대주주 할증 과세도 붙어 60%까지 오르는데, 성 실장은 OECD 기준에 맞춰 30% 내외까지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자연히 상속세 인하의 가장 큰 수혜대상이 재벌, 기업인이 되겠죠.

    [앵커]
    처음엔 아파트 한 채라고 해서 중산층 감세인 줄 알았는데, 이 정도면 '부자감세'로 받아들이는 분도 많을 것 같아요. 대체 상속세 깎자는 근거가 뭡니까?

    [기자]
    두 가집니다. 일단 OECD에서 상속세가 없는 나라를 빼면 평균 상속세 최고세율이 26% 정도인데 우리나라만 너무 높다, 또 1997년 개정된 관련 법을 28년째 유지해서 너무 오래전 기준이란 겁니다. 당시 서울 강남 압구정 현대아파트 64평 매맷값이 10억 원 하던 시절이거든요. 지금은 64억~80억 원입니다. 그래서 좀 고칠 필요가 있다는 말은 계속 나왔습니다.

    [앵커]
    결국 법 개정 사항인데,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 합의가 필요하잖아요. 야당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부자 감세인 상속세 개편과 종부세 폐지 추진은 받아들일 수 없다, 세수 확충방안을 먼저 마련해야지 감세 정책을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민주당도 중산층까지 상속세 부담을 지는 건 과도하다는 분위기지만, 완화 정도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국세청 차장을 지낸 민주당 원내부대표, 임광현 의원은 일괄공제 한도를 6억~7억 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전해집니다. 현행 5억 원보다는 조금 높지만, 감세대상을 중산층까지만 하겠다, 부자감세는 안 한다는 겁니다.

    특히 기업 상속세에 대해선 정당한 조세 없이 회사 지배권이 이전되면 안 된다며 반대 의견을 명확히 했고요.

    또 우리나라 상속세 실효세율은 14%~28% 수준에 불과해서 실제론 OECD 평균이랑 큰 차이는 없다, 오히려 자산가격이 올라 자산 양극화가 심각한데 상속세를 너무 깎으면 부의 대물림만 조장한단 입장입니다.

    때문에 실제 감세 수준은 야당의 상한선대로 일부 중산층이 혜택을 보는 수준에서 이뤄질 걸로 예상됩니다.

    최상목 부총리 기자 간담회. 연합뉴스최상목 부총리 기자 간담회. 연합뉴스
    [앵커]
    내용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세제 개편 논의하는 건데 국회하고 대통령실만 보이고, 기재부가 잘 안 보입니다. 기재부 의견은 어떤가요?

    [기자]
    사실 기재부가 지난달 종부세 논의 때도 그렇고, 대통령실이나 여당이 먼저 어젠다를 던지면 수습하기 바쁜 일이 반복됐는데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마침 오늘 기자간담회를 했는데 요약하자면, 지금 대통령실의 세제 개편 방향은 미리 공유받았지만 아직 확정된 내용은 아니라고 수습하기 바빴습니다. 전문가 의견도 듣고 검토한 후 다음 달 내놓을 세법 개정안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겠다고 정리했습니다.

    [앵커]
    여론 반응도 좀 살필 것 같긴 하네요. 근데 이렇게 감세 정책이 자꾸 발표가 되면 기재부가 진짜 고민해야 하는 부분은 재정 아닙니까? 지금 작년부터 50조~60조 세수펑크 문제되고 있잖아요.

    [기자]
    바로 그 지점이 현재 상속세, 종부세 논의 관련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인데요.

    오늘 최 부총리가, 대통령실에서 흘린 얘기에는 "건설적이다", "국정 철학과 부합한다"고 칭찬하면서 정작 감세안을 보완할 세수 확보 방안에는 대답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기자들과 "정부 경제 사령탑이 맞느냐"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지금 재정적자가 생각보다 더 심각합니다. 작년 재정적자가 56조 4천억이라 역대급 세수펑크라고 했는데, 올해 4월까지 누계치로 작년 이맘때보다 64조 6천억 덜 걷혔습니다. 이대로면 역대급 결손 기록을 다시 쓰게 될 게 분명한데요. 이렇게 종부세와 상속세 인하까지 감세 드라이브를 걸면 결국 다른 데서 더 걷을 수밖에 없거든요.

    당장 다음 달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좀 줄인다고 오늘 발표했습니다. 정부가 세금을 깎아서 기름값을 좀 낮춰주던 걸 덜 깎아주면 그만큼 휘발유 소비자 가격이 오르거든요.

    자칫하면 기업인과 고액 자산가 상속세 깎아주고 부족한 세수는 전 국민이 고물가를 견디며 감당해야 할 수 있으니, 이번 세법 개정안 논의를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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