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연합뉴스디오구 코스타. 연합뉴스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에게는 그야말로 악몽 같은 순간이었다. 하지만 동료들 덕분에 악몽에서 깨어났다.
포르투갈은 2일(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프랑크푸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유로 2024 16강에서 슬로베니아를 승부차기에서 3대0(전·후반 및 연장 0대0)으로 격파했다. 이로써 포르투갈은 8강에서 프랑스와 만나게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포르투갈이 6위, 슬로베니아가 57위.
예상대로 포르투갈이 우위를 점한 채 경기가 흘러갔지만, 골이 터지지 않았다. 호날두가 최전방에서 끊임 없이 골문을 두드렸지만, 슬로베니아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특히 호날두는 연장 전반 15분 디오구 조타(리버풀)가 얻은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고개를 떨궜다.
연장 전반 종료 후 잠시 그라운드를 빠져나간 호날두는 연장 후반을 위해 다시 경기에 들어오는 과정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호날두는 조별리그 3경기를 포함해 4경기째 골을 넣지 못했다. 4경기에서 때린 슈팅은 20개. 유로 역사상 호날두보다 많은 슈팅을 때리고 골을 넣지 못한 선수는 4명이다. 유로 2004에서 데쿠가 24개의 슈팅으로 골을 넣지 못했고, 유로 1996에서는 페르난도 이에로가 23개의 슈팅을 때리고도 골이 없었다. 유로 2016 케빈 더브라위너, 유로 2020 다니 올모는 21개의 슈팅을 기록했다.
호날두를 악몽에서 깨운 것은 포르투갈 골키퍼 디오구 코스타(포르투)였다.
코스타는 슬로베니아의 1~3번 키커의 슈팅을 모두 막아냈다. 포르투갈은 1번 호날두를 시작으로 브루누 페르난드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베르나르두 실바(맨체스터 시티)가 차례로 성공하면서 3대0으로 승부를 끝냈다.
유로 역사상 골키퍼가 승부차기를 3회 막아낸 것도, 승부차기를 무실점으로 끝낸 것도 코스타가 최초다. 코스타는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로도 선정됐다.
호날두는 "힘들었지만, 이것이 축구"라고 말했다.
코스타는 "내 본능에 따랐다. 그것이 최선의 결정이라고 생각했다. 팀을 도울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면서 "아마도 내 인생 최고의 경기일 것이다. 키커들을 분석했지만, 선수들은 바뀐다. 킥 방법도 바꾼다. 내 직감으로 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