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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학력·고숙련' 고령층 인력 활용도↑…"세대간 분업 필요"

산업일반

    '고학력·고숙련' 고령층 인력 활용도↑…"세대간 분업 필요"

    대한상의 보고서 '단순 일자리 수 증가보다 다양한 선택지 필요'
    고령층 대졸자 비율↑, 건강도 향상…활용범위 다양
    과거 '임금'이 중요 기준…지금은 '업무량, 근무시간, 직무내용' 더 중요


    저출산·고령화로 국내 기업들의 인력난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고학력·고숙련의 고령층 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술진보, 교육의 질…고령층, 생산성 유지 가능성 높아져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3일 '고령층 일자리의 재발견' 보고서를 통해 "고령층은 높은 교육수준과 풍부한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기술 진보로 인한 신체적 제약도 완화됨에 따라 높은 생산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업들이 고령 인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고용 조건, 근무 형태, 임금 체계 등에서 유연성을 확보해 근로자와 고용주 모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고령층 고용이 저출산으로 인해 발생할 생산가능인구 감소 문제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보고서는 "고령층의 생산성에 맞는 임금체계 마련, 젊은층과 경합하지 않는 일자리 창출 등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고령 인력 활용은 2030년까지 매년 30만명씩, 이후부터 2040년까지는 매년 50만명씩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생산가능인구 감소 문제에 대한 중요한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일자리 수 증가에만 집중하거나 기존의 호봉제하에서 근로기간만 연장하는 정책은 고령 인력의 효율적 활용을 저해하고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부연했다.
     
    보고서는 고령 인력의 질적 측면도 향상됐다는 점을 근거로 활용범위가 커졌다고 역설했다. 최근 50대 인구 중 대졸 이상 비중은 지난 10년간(2010~2020년) 17.1%p(21.1%→38.2%), 60세 이상 인력에서는 5.4%p(9.9%→15.3%) 상승했다.

    여기에 더해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평생교육 기회 확대로 고령층의 디지털 리터러시가 크게 향상됐는데, 이는 과거 디지털 정보에 대한 고령층의 역량과 활용능력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과 대조된다고 봤다.

    SGI는 건강 수준 개선도 최근 고령층의 주목할 만한 특징으로 꼽았다. 보고서는"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건강상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율이 지난 10년간(2012~2022년) 50대에서는 11.3%p(36.9%→48.2%), 60세 이상은 9.9%p(21.6%→31.5%) 증가했다.

    SGI는 고령층의 육체적 한계가 점진적으로 완화됨에 따라 건강이 개선되고, 나아가 AI 및 로봇 기술 등과 결합할 경우에는 더욱 생산성 높은 노동인력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령층 "단순히 돈 버는 것보다 자아실현"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고령층의 일자리 선택 기준도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임금'이 주요 고려사항이었다면 최근에는 '업무량과 근무시간','직무 내용' 등이 더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떠올랐다.

    SGI 김천구 연구위원은 "고령층의 일자리에 대한 인식과 기대가 단순한 소득 창출을 넘어 삶의 질과 자아실현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

    SGI는 고령 인력 활용도 증가가 잠재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는데  "60세 이상 고용률을 현재(2023년 45.5%) 대비 5%p 상승시킬 경우, 잠재성장률이 0.1%p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보고서는 고령 인구의 경제활동 기간 연장이 국가 재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았다. 실제로 SGI의 분석에 따르면, 60세 이상 인구의 고용률이 5%포인트 상승할 경우 소득세 수입이 5,784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것은 2023년 근로소득세 수입 대비로는 0.98% GDP대비로는 0.0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SGI는 고령층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세대간 분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젊은 세대는 창의성, 혁신 능력, 개념 설계 및 디자인 역량을 활용하는 직무에, 고령 인구는 축적된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하는 전문 서비스 관리, 행정, 사무 등 직무에 활용하는 세대별 강점을 고려한 일자리 배분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AI·로봇 기술을 활용도 높아…"신체적 제약 보완 가능"

    SGI는 AI·로봇 기술을 활용한 일자리의 고령 친화도 향상도 주문했다. 보고서는 "일자리들의 고령 친화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유연한 근무 일정, 짧은 통근 시간, 오랜 경험과 기술의 효과적 활용, 기술을 활용한 인지능력 및 육체 능력 보완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GI 김천구 연구위원은"고령 인력의 신체적 제약을 보완하기 위해 중노동, 반복작업 등 작업 공정에 협업 로봇을 활용해 고령 근로자와 시너지를 창출하고, AI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고령 근로자의 인지 기능 저하를 보완하고 직무 수행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AI 기반의 원격근무 및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을 통해 고령층의 이동 부담을 경감시키고, 고령자 맞춤형 재택근무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효율적인 업무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고령자의 재교육과 은퇴 인력의 재취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고령에 진입하기 이전인 중간 연령층부터 새로운 숙련 및 지식을 위한 교육·훈련을 시행해야 한다"며 "40대 후반 이상의 은퇴 및 은퇴 예정 인력을 대상으로 이직·전직을 위한 맞춤형 교육을 운영하고, 고숙련 전문가로서 퇴직한 은퇴 인력은 중점기술연구 교수, 교육 훈련 콘텐츠 제작 등에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상의 SGI 박양수 원장은 "고용은 기업이 주도해야 하는데, 현재 국내 노동시장은 생산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임금체계 등으로 고령층 고용 확대에 대한 기업들의 부담이 크다"며 "기업들이 고령층 노동력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유연한 근무형태를 개발하고 맡은 업무의 성격과 난이도에 따라 보상을 받는 직무급제로의 개편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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