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당내외의 '후보 사퇴 압박'에도 불구하고 대선 완주의 뜻을 거듭 피력하며 '정면 돌파'에 나선 모양새다.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 계속 참여하기로 굳게 결심했다"며 대선 레이스에서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한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민주당 인사들에 대해서는 "나를 상대로 대선에 출마하고,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나에게 도전하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 오전(현지시간)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2페이지 분량의 편지에서 "지난 10여일 동안 당 지도부, 선출직 공직자, 당원 그리고 가장 중요한 민주당 유권자들과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며 "이번 선거에 대한 선의의 두려움과 걱정 등 유권자들의 우려를 들었고 그 우려를 외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는 미 의회가 독립기념일 휴회를 마치고 이날부터 상·하원이 등원함에 따라 자신을 둘러싼 불출마 요구가 가속화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사전 대응에 나선 성격이 크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언론도, 전문가도, 고액 기부자도,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진 특정 집단도 아닌 유권자만이 민주당의 후보를 결정한다"며 본인이 민주당의 지난 대선 경선과정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은 정당성을 갖춘 후보임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이런 절차를 무시할 경우 어떻게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겠느냐"며 "이제는 (논란을) 그만 끝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MSNBC의 '모닝 조'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 사퇴'를 재촉하는 당내 유명인사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 사람들 중 누구라도 내가 출마하지 말아야한다고 생각한다면, 나와 경쟁을 하면된다"며 "대통령 선거에 출마를 선언하고, 전당대회에서 나에게 도전하라"고 말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연일 계속되는 이같은 대선 완주 입장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내 여론이 잠잠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현재 공개적으로 후보 사퇴를 요구한 민주당 하원의원은 5명으로 늘었다. 전날 비공개로 진행된 하원 민주당 상임위 간사 회의에서도 최소 4명이 '바이든 사퇴'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9일부터 3일간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11일에는 백악관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단독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기자회견은 이전 대통령들에게는 일상적인 일이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2년 11월 이후로 기자 회견을 멀리해왔다.
이번 기자회견은 바이든 대통령이 민감한 질문에 즉흥적인 대답을 할 수 있는 지 여부와 관련해 또 한번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오는 15일에는 당 대선 후보를 공식 지명하는 공화당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는 가운데, 바이든 캠프도 15일부터 보다 공격적인 대선 캠페인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