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연정 기자화이트 해커 행세를 하며 각종 사이버 범죄 피해자들에게 피해 회복을 약속하고 수억원을 가로챈 2인조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제9형사단독 김옥희 판사는 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6)씨에게 징역 5년을, B(33)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들은 로맨스 스캠, 투자 사기, 환전 사기 등에 당한 피해자들과 온라인으로 접촉한 뒤 피해를 회복시켜 줄 '화이트 해커'를 소개시켜주겠다고 거짓말을 하고 의뢰비를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지난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피해자 35명에게 사기를 쳐 11억원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A씨는 여러 ID로 로그인하며 직접 화이트 해커 행세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지난해 2월부터 피해자 8명을 기망해 6억4천여만원을 가로챘다.
김 판사는 이들에 대해 "범죄 피해를 입은 자들에게 그 피해 금액을 회수시켜 줄 것처럼 가장해 의도적으로 접근한 후 궁박한 사정을 이용해 재차 사기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김 판사는 "A씨의 경우 피해회복을 요구한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했고 B씨는 범행이 뜻대로 되지 않자 피해자들을 협박했다"며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결했다.
아울러 A씨는 다른 범죄로 인한 집행유예 기간 중 범행을 저지른 점, 피고인 B씨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점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B씨는 피해자들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이 양형 요소로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