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오만하지 않았더라면" 반성, 다시 일어나는 일본
'CBS 2시 라이브' 유튜브 캡처
▶이명찬> 제가 2021년에 '한일 역전'이라는 책을 썼어요. 지금 보게 되면은 많은 부분이 일본보다 앞서 있는 부분들이 있어요. 가장 대표적인 게 일본의 아날로그 사회에 비해서 한국이 디지털 사회 엄청나죠. 생산력에서 부가가치를 굉장히 높이는 게 디지털화된 거거든요. 반도체도 그렇고 가전제품들이 LG 삼성이 전 세계를 석권하고 있죠. 그다음에 조선업이 요즘 엄청나지 않습니까? 한국에 이게 과거에 다 일본이 압도적이었던 영역인데 그렇죠. 그다음에 뭐 문화 같은 경우에는 제가 옛날에 유학 가기 갈 때만 해도요. 일본의 문화가 압도적으로 한국 문화보다 강할 거라고 생각했고 애니메이션이라든가 일본의 만화 같은 거는 굉장히 영향력이 있었죠. 근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21년에 한일 역전 책을 썼을 때만 해도 무슨 한국이 일본을 역전한단 말이야, 많은 반응들이 그랬는데 지금은 그런 반응 없어요. 몇 년 사이에 벌써 이렇게 많이 발전됐다는 거죠.
▶박상준> 선견지명이 대단하시다고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제가 일본은 '관리를 잘하고 있다'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일본 기업인들이 지난 10년간 일본 기업을 혁신한 사례를 제가 한국에 말씀 드리려 노력을 많이 하는데, 일본에서 존경받는 CEO들이 가장 많이 하는 후회가 10년 전 아니면 20년 전에 우리가 그렇게 오만하지 않고 우리가 그때 문화와 기술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을 했다면…나는 이 회사의 이사로서 살아남았지만 그때 수천 명이 나갔는데 너무나 지금 생각하면 미안하다 이런 해고 같은 걸 많이 하거든요. 저는 지금 한국이 그 상황이라고 생각을 해요. 일본은 이미 한 번 넘어져 일어났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소니 같은 경우에도 상장한 뒤 최초로 2012년 결산에서는 3월 결산에서는 무배당을 결정을 했어요. 소니라는 세계적인 기업이 배당을 못 줄 정도로 무너지는 거 아니냐, 차라리 애플에 파는 것이 낫지 않냐, 이런 얘기를 할 정도였고 히타치 같은 경우에도 일본 제조업 사상 최대의 손실을 2009년에 냈었고요. 많은 일본 기업들이 굉장히 2010년을 전후해가지고 많이 어려웠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전부 다 사상 최대 실적을 계속 경신을 하고 있거든요. 과거 정리해고했던 그 인원보다 더 많은 인원을 추가로 채용을 했어요. 지금 일본 고용이 굉장히 좋다는 것을 보면서 과거에 일본 기업들이 했던 그 노력들, 지금 한국 기업들도 한번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실적과 고용이 좋아진 일본, 노동시간을 줄였다
▶박상준> 이명찬 박사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일본 기업들이 다 해외로 나가버렸다, 그래서 이제 수출이 의미가 없다 말씀하셨는데 저는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정치가나 언론에서 한국 기업들 보고 국내로 돌아오라 회개하라 하는 게 맞지 않다고 얘기해요. '메이드 인 재팬'이 훌륭한 거야, 일본에서 만들어야지, 하면서 메이드 인 재팬을 홍보했던 기업들이 오히려 망했어요. 반대로 해외에 나가서 예를 들어서 아지노모토라든가 그런 우리가 음식 만드는 회사라고 알고 있는 그런 회사조차도 이미 생산 설비의 50% 이상은 외국에서 연구해서 미국에서 팔아요. 그렇게 돈을 벌어 회사가 존속이 되고 더 커지게 된다면 그만큼 또 많은 연구 인력들을 일본에서 채용을 하면서 고용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해외로 나가는 것이 결코 나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요.
'CBS 2시 라이브' 유튜브 캡처이미 일본은 한국이나 중국하고 경쟁하다 보면 우리는 이길 수가 없어, 우리는 거기서 탈출해 새로운 분야를 찾아야 돼,라고 느끼고 나서야 구조개혁과 혁신이 있었는데 지금 한국은 그 초입에 있기 때문에 저는 그런 일본의 경험을 한국이 되풀이 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기업의 실적 그리고 또 일자리가 늘어나는 게 어떻게 일본에서 가능했는가, 기업의 실적만 가지고 본다면 300만 명의 정규직 일자리가 늘어난 만큼은 또 아니에요. 대신에 일본에서는 노동시간이 엄청나게 줄어들었어요. 지금은 이미 OECD의 평균 이하로 노동시간이 떨어졌고요. 심지어 일본 기업의 많은 수가 겸업을 허용을 해요. 노동시간이 많이 줄어들었고 임금을 많이 못 주니까 대신에 그냥 줄어든 노동시간에 니가 더 일하고 싶으면 딴 데 가서 일을 해라 하는 거죠.
디지털 한국이 아날로그 일본의 실패를 답습하지는 않을 것
▶이명찬> 한국이 일본의 실패를 곧 따라갈 거다 얘기를 많이 하잖아요. 그때마다 저는 좀 부정적인 견해를 표했는데 그렇지 않은 부분은 70%일 거라고 저는 얘기를 해요. 일본 사회는 아날로그 사회지만 한국은 디지털 사회예요. 톱 클라스입니다. 디지털 사회가 아날로그 사회로 거꾸로 갈 수 있나요? 그러면 이제 30% 따라가는 부분이 뭐냐. 인구 노령화라든가 출산율 문제 이 부분은 개발도상국이 선진국이 되면 다 겪게 되는 하나의 흐름이란 말이죠.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유럽도 다 그렇고 전 세계가 중국조차도 그렇잖아요.
또 일본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이 내수 시장의 기반을 두고 기업 활동을 하는 게 많죠. 이미 해외에 나간 기업들은 거기서 하겠죠. 근데 국내에 남아 있는 기업들은 대부분 다 국내 시장을 목표로 한단 말이죠. 반면 한국은 국내 시장이 너무 좁기 때문에 해외로 나가야 되니까 저렇게 치열하게 경쟁하고 자살자도 나오고 그걸 굉장히 부정적으로 그리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일본에서 젊은 애들이 다 한국으로 넘어오고 있어요. 그 경쟁 속으로 뛰어들고 싶은 거예요. 왜 그렇겠어요? 경쟁 끝에 얻게 되는 그 열매가 엄청나기 때문입니다. 경쟁 없는 사회가 좋으냐 꼭 그것만은 아니라는 거죠.
'CBS 2시 라이브' 유튜브 캡처일본과 한국의 어른들, 이렇게 다르다
▶박상준> 일본의 경우 과거의 영광에 머물렀던 세대가 점점 물러나고 많이 변해서 실제로는 굉장히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이 되고 있어요. 또 일본에서는 65세 정년이 된다, 그다음에 재고용할 때는 임금이 굉장히 확 줄어요. 나이가 드신 분들 이제 충분히 이 회사에서 많은 월급을 받은 분들, 그분들한테는 정규직 일자리는 청년한테 양보를 하라는 거예요. 당신이 정규직 일자리를 붙잡고 있으려고 하지 말라, 당신이 비정규직이 되면 월급을 적게 받지만 연금도 받고 충분히 살 수 있잖아요 하는 거죠. 반면에 청년들은 지금 정규직이 되느냐 비정규직이 되느냐가 이 사람의 일생에 걸친 영향을 주거든요.
반면 한국, 지금의 50대 60대 지금 한국 사회에 권력을 잡고 있는 한국의 CEO들 한국의 정치가 국회의원들 한국의 관료들 이런 50대 60대 잡고 있는 사람들이 젊은이들을 저는 압박하고 있다고 생각을 해요. 국민연금 개혁만 해도 마찬가지예요. 13% 보험료율을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18%까지 올린다고 해서 지금이 18%가 됐어요. 한국은 지금 보험료율이 겨우 9%예요. 이 9%를 겨우 조금 올리는 것도 그렇게 힘들어요. 한국에서 가장 부유하다고 할 수 있는 40대 50대 60대는 계속해서 자기들의 세계를 유지하려고 해요. 그리고 그 모든 부담을 젊은이한테 주는데 그런데 젊은이한테 일자리도 주지 않고 있어요. 한국의 정치하는 분들, 기업하는 분들! 사실은 이게 당신의 문제입니다.이 청년들이 지금처럼 직업을 못 갖고 해외로 나가면 당신이 나중에 7080이 되고 8090이 돼가지고 다음 세대에 의해서 서포트를 받아야 되는 그때, 당신이 과연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서 서포트를 받을 수 있을까요. 빨리 의식을 전환해서 이 젊은이들의 일자리 문제에 초점을 두고 어떤 희생이 우리 세대에 필요한가 이 논의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