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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비석' 고려 충절 지킨 이오 부부 묘역…경남도 기념물로

경남

    '텅 빈 비석' 고려 충절 지킨 이오 부부 묘역…경남도 기념물로

    조선 초기 함안 지역 무덤 양식 변화 알 수 있는 중요 유적

    비석에 아무 글자도 새겨놓지 않은 '백비'. 경남도청 제공 비석에 아무 글자도 새겨놓지 않은 '백비'. 경남도청 제공
    고려 왕조에 충절을 지킨 '함안 이오 부부 묘역'이 경상남도 기념물로 지정됐다.

    18일 경남도에 따르면, 이 묘역은 고려 말 성균관 진사를 지낸 이오(李午)와 부인 의령 남씨의 묘다.
     
    이오는 조선 건국 과정에서 고려 왕조에 절의를 지킨 인물이다. 고려 멸망 후 함안군 산인면 모곡리에 고려 유민 거주지를 뜻하는 고려동학 표비를 세우고 담장을 둘러 은거했다.

    아들에게 조선 왕조에서 벼슬을 하지 말 것과 자신의 신주(神主)를 다른 곳으로 옮기지 말라고 유언해 오늘날까지 고려동이라는 명칭이 이어져 온다.

    이오 부부 묘역은 석물들과 함께 조선 초기 함안 지역 무덤 양식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다.

    이오 부부 묘역. 경남도청 제공 이오 부부 묘역. 경남도청 제공 
    무덤의 형태를 보면 이오의 묘는 팔각형, 의령 남씨의 묘는 방형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이오의 충절을 보여주는 백비(白碑)와 조선 초기 양식의 문인석, 무인석은 묘와 함께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있어 도 기념물로 지정됐다.

    백비는 이오의 유언으로 아무 글자도 새겨놓지 않은 비석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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