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15일 오전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를 위해 출국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천공항=황진환 기자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축구협회는 22일 홈페이지에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설명드립니다', '대표팀 감독 선임과정 관련 Q & A'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렸다.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후 5개월 동안 차기 사령탑 선임 작업을 진행한 축구협회는 K리그1 울산 HD를 이끌던 홍 감독을 선택했다.
축구 팬들은 축구협회가 그동안 외국인 지도자를 선임하겠다고 큰소리쳤으나 돌고 돌아 국내 지도자를 선임한 점, 시즌 중인 현역 감독을 데려온 점 등에 대해 불만을 내비쳤다.
이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동한 전 국가대표 박주호가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내부 회의 과정을 폭로해 여론은 더 악화됐다. 홍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선임 과정이 절차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사실상 외국인 지도자가 아닌 국내 지도자를 내정한 듯한 움직임이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축구협회는 이날 사령탑 선임 과정을 시간 순서에 따라 'Q&A' 방식으로 설명하며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먼저 유력 후보로 거론된 제시 마쉬 캐나다 대표팀 감독과 협상이 결렬된 이유에 대해 "국내 거주 요건과 세금이 문제였다"고 답했다.
이어 "화상과 대면 면담을 통해 1순위로 협상이 진행됐다"며 "초반에는 연봉 규모나 국내 거주 요건에 대해 호의적이었지만 소득세율 등 세금 문제로 협상이 지연됐다. 최종적으로 국내 거주 문제와 세금 문제로 감독직 제안을 포기한다는 회신이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홍명보 감독이 면접 등 절차 없이 선임돼 특혜 의혹을 받는 데 대해서도 해명했다.
축구협회는 "외국인 후보들은 면담 일정이 순조롭게 잡혔고, 두 명의 외국인 후보의 우선순위도 결정하고 계약 조건에 대해 조율도 했다"면서 "다만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후보자들이 설명하는 게임 모델 검증이나 전술적 선택들이 대한축구협회의 기술철학가 접목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확신이 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홍 감독을 만났는데, 면담이 진행되지 않으면 외국인 지도자 중 우선순위 감독과 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다"면서 "이 이사는 홍 감독과 면담을 통해 대표팀 운영 방안, 한국축구 기술철학 각급 대표팀 연계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그에 대한 협력과 실행 의지 등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이 기술총괄이사가 홍 감독에게 감독직을 제의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감독은 장문의 분석 자료를 제시했지만 홍 감독은 그렇지 않아 특혜다'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한 감독은 22페이지의 자료와 경기 영상 16개, 다른 감독은 16페이지 자료를 제시했다"며 "하지만 자료의 양이 감독의 능력과 경쟁력을 결정하는 근거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축구협회는 "전력강화의원회 1차 회의 때부터 위원들이 국내 감독들의 철학과 경력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자료를 제출받지 않았다. 초창기부터 국내 사령탑 가운데 1순위는 홍명보 감독이었다"며 "홍 감독은 울산 HD를 4년간 맡으면서 K리그1 2연패를 하는 등의 업적이 있다. 전력강화위원들도 국내 감독을 뽑는다면 홍 감독을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눴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홍 감독 선임 파문과 관련해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기로 확정했다. 앞서 축구협회에 대한 기초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지난 18일 감사로 전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