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조직원들의 마약 밀반입에 세관 직원들이 연루된 사건을 수사하던 중 고위 경찰 등으로부터 외압을 받았다고 폭로한 경찰관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약 10시간만에 귀가했다.
25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 수사4부(이대환 부장검사)는 전날 오후 2시부터 서울 강서경찰서 소속 A경정을 고발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A경정이 지난 16일 전 서울경찰청 소속 조모 경무관과 고광효 관세청장 등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한 지 8일 만이다.
이날 오전 0시 25분쯤 고발인 조사를 마치고 공수처 청사를 나서던 A경정은 취재진을 향해 "고발 내용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서 성실하게 답변했다"며 "고발하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 고민을 했고, 상당히 힘들었고 고통스러웠다. 고발된 내용들이 잘 정리돼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근 인사 발령 및 경고 조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의도가 있는 보복성 인사 조치"라며 "경고조치에 대해서도 부당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A경정은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으로 근무하며 인천국제공항으로 마약을 밀반입한 말레이시아 마약조직과 세관 공무원들의 유착 의혹을 수사하던 중 고위 경찰 등이 수사에 외압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사건은 CBS노컷뉴스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관련기사: [단독]"스스로 침 뱉는 것"…'세관 마약' 수사팀에 전화한 고위 경찰)한편 압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는 조 경무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지난해 8월 9일 한 통화에서 '승진에 관여하고 있다'는 취지로 언급해 구설에 올랐다.
조 경무관은 수사 외압 의혹으로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됐지만 '불문 처분'을 받으며 징계를 받지 않았다. 반면 A경정은 최근 형사과장에서 지구대장으로 인사발령이 난 것에 이어 경고 조치를 통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