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침수된 북한 신의주·의주군 수해 현장. 연합뉴스 대한적십자사는 1일 북한의 압록강 범람에 따른 홍수피해와 관련해 "북한의 이재민들에게 긴급히 필요한 물자들을 신속히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박종술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대북수해 지원'을 제의하며 북한 적십자회의 호응을 촉구했다.
박종술 한적 사무총장은 "최근 신의주 등 평안북도와 자강도를 비롯한 북한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 북한 주민들에게 많은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먼저 폭우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북한 주민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박 사무총장은 이어 "우리 측은 북한 주민들이 처한 인도적 어려움에 대해 인도주의와 동포애의 견지에서 북한의 이재민들에게 긴급히 필요한 물자들을 신속히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원 품목, 규모, 지원 방식 등에 대해서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와 협의할 준비가 준비가 되어 있으며, 조속한 호응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한적의 대북수해 지원제의 관련해 "북한의 수해상황을 인지한 뒤 정부 내 유관기관 협의, 정부와 한적의 협의를 거쳐 대북 수해지원 제의를 결정했다"며 "북한이 호응하면 지원 품목은 이재민들에게 긴급히 필요한 비상식량, 의약품 등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인도적 위기 상황에 대해서는 정부가 언제든지 인도적 지원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그동안 지속적으로 표명해 왔다"면서 "북한의 수해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도적 차원에서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을 제의한 것은 지난 2022년 5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남북 실무접촉 제의이후 이번이 두 번째이다. 대북수해지원으로는 이번 제의가 처음이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 모두 1297억 원의 대북 수해지원을 한 바 있다. 이어 지난 2011년과 2012년에도 북한에 수해지원을 제의했으나 북한의 거부로 성사되지 못했다.
북한 매체들은 압록강 일대 폭우로 신의주시와 의주군에서 4100여 세대 살림집과 3000정보의 농경지를 비롯해 수많은 공공건물들과 시설물, 도로, 철길들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북한은 인명피해도 발생했다고 했지만 사망자와 실종자 등 구체적인 인명피해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북한 매체들이 이번 수해로 5천여 명이 고립되고 4200명이 구조됐다고 보도한 만큼, 1천여 명 안팎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지난해 연말부터 남북관계에 대해 적대적 2국가 관계를 선언한 상황에서 정부의 인도적 지원 제의에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