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지역 돌아보는 북한 김정은. 연합뉴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압록강 수해주민들을 구조한 공군비행부대(헬기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인명피해 추산보도를 한 남한 언론 등을 "한국 쓰레기들", "서울 것들"이라고 부르며 "적은 변할 수 없는 적"이라고 비난했다.
대한적십자사가 대북수해지원을 제의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수해와 관련해 남한에 보인 첫 반응이다.
김 위원장이 한적의 대북수해지원 제의 사실을 직접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남한에 대한 적대의식을 거듭 강조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수해지원 제의에 호응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3일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일 공군 직승비행부대(헬기부대)를 방문해 격려의 연설을 했다.
김정은은 연설에서 "지금 적들의 쓰레기 언론들은 우리 피해지역의 인명피해가 1000명 또는 15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측"되고 "구조임무 수행 중 여러 대의 직승기들이 추락된 것으로 보인다는 날조된 여론을 전파시키고 있다"며, "이러한 모략선전에 집착하는 서울 것들의 음흉한 목적은 뻔하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적은 변할 수 없는 적"이라며 "어떻게 하나 우리를 깎아내리고 우리 공화국의 영상에 먹칠을 하자고 악랄한 모략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는 한국 쓰레기들의 상습적인 버릇과 추악한 본색을 신랄히 지탄"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재해복구나 인민생활을 위해 국방을 포기하는 일이 없을 것이며 국방을 위해 인민생활을 덜 관심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단호히 언명"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침수지역 주민 구출에 투입됐던 헬기 부대 축하 방문. 연합뉴스남한의 일부 언론들이 최근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북한의 수해에 따른 인명피해가 최대 1500여명에 이르고 구조과정에서 여러 대의 헬기들이 추락 또는 불시착했다고 보도한 것을 정면 반박하며 비난한 것이다.
남한 언론의 보도를 내세워 "적은 변할 수 없는 적"이라는 김 위원장의 대남 적대의식이 거듭 드러난 대목이다.
이에 정부가 지난 1일 한적을 통해 대북수해지원을 제의했으나 북한의 호응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피해가 제일 컸던 신의주 지구에서 인명피해가 한건도 나지"않았고, "임무 수행 중 １대의 직승기가 구조지역에서 불시 착륙한 사실이 있으나 비행사들이 모두 무사"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헬기로 "4200명을 구출"하고 "기타 부대들이 세운 기록까지 합쳐 5천명을 구출"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인민은 우리의 하늘"로 "하루빨리 재해복구를 다그쳐야"하고, "어려운 때일수록 하나는 전체를, 전체는 하나를 위하는 공산주의적 미풍이 온 나라에 차고 넘치게 해야"한다면서 자력 재난 복구방향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다만 지난달 29일 소집한 정치국 비상확대회의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고 인정해, 이번 수해에 따른 인명피해의 규모가 작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공군 직승비행부대에 자유독립훈장 제1급, 부대장에게 금별메달과 국기훈장 제1급, 공화국영웅 칭호를 수여하고 비행사 등에 최고사령관 표창장을 수여했다. 이후 비행사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연회도 개최해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