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자 탁구 대표 천멍. 연합뉴스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한 천멍(중국)에 욕설을 퍼부은 중국 팬이 자국 경찰에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매체 '소후'는 6일 "베이징시 공안국 다싱(大興) 지국이 이날 29세 여성이 운동 선수와 코치를 비하하는 글을 SNS에 게재한 혐의로 형사 구속됐다고 공식 발표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다싱 지국은 이 내용을 공식 계정에 밝혔다.
다싱 지국은 "최근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결승전이 끝난 뒤 한 네티즌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선수와 코치를 비하하는 글을 올렸다는 제보가 들어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에 따라 경찰은 신속한 수사에 착수해 용의자 하 아무개(여·29) 씨를 붙잡았다"고 전했다.
또 다싱 지국은 "조사 결과 이 사람은 악의적으로 정보를 조작하고 공개적으로 다른 사람을 헐뜯어 사회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다싱 공안국은 법에 따라 그를 형사 구류했으며 사건에 대해 추가 조사 및 처리 중"이라고 덧붙였다.
천멍은 지난 3일 결승에서 자국 동료이자 세계 랭킹 1위 쑨잉사를 4 대 2로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천멍은 파리올림픽 전까지 여자 단식 세계 랭킹 4위였지만 2010년대 중후반까지 최강자로 군림했다.
2021년 도쿄 대회에서 천멍은 여자 단식과 여자 단체전 2관왕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도 4강에서 신유빈(대한항공)을 꺾고 결승에 올라 금메달을 따내며 건재를 과시했다.
2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아레나 파리 쉬드4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준결승 한국 신유빈과 중국 천멍의 경기. 천멍이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황진환 기자하지만 경기장의 일부 중국 팬들이 천멍에 야유를 보내는가 하면 손가락 욕설까지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중국 매체 등에 따르면 경기 내내 천멍에 대해서는 야유가, 쑨잉사에 대해서는 열렬한 응원이 펼쳐지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여기에 웨이보에서도 천멍에 대한 비난이 이어졌다. '지옥에 떨어져라' '너는 국민의 꿈을 박살냈다' '그만하고 은퇴하라' 등이 폭언이 난무하고 있다.
천멍이 쑨잉사의 대기록을 막았다는 이유다. 중국 매체 등에 따르면 쑨잉사가 이번 대회 금메달을 따내면 2000년 이후 출생자로는 최초의 그랜드 슬램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천멍에 막히면서 기록이 무산됐다.
소후는 "천멍에 대한 일부 네티즌의 글은 분명히 도를 넘었다"고 짚었다. 이어 "선수들은 경기에 온 정신을 쏟고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번 같은 문제가 선수들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