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5일 열리는 정부의 광복절 경축 행사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하며,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임명을 철회하라고 12일 요구했다.
민주당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관장을 겨냥해 "역사 바로 세우기를 위해 8년간 노력이 집중된 친일인명사전을 폄훼하는 것도 모자라 독립기념관을 친일파 명예 회복을 위해 존재하는 위원회로 추락시켰다"며 비판했다.
그는 "이런 사람을 관장에 임명한 일은 대한민국 정체성을 뿌리 채 뒤흔들고 역사를 부정하는 폭거"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역사를 바로 세우고 헌법정신을 지키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8월 14일에 김 관장 임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광복절 경축 행사에 불참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최고위원들도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아버님'으로 불렀단 이종찬 광복회장마저 경축 행사에 불참하겠다고 한다"며 "광복 이후 정부의 8.15 기념식에 광복회 등 독립운동 단체가 반발·항의하고 직접 행동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해방 이후 이런 정권은 없었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강제징용(강제동원), 위안부, 독도 영유권, 사도광산 등 윤석열 정부가 보여 준 친일 행각이 도를 넘은 지 한참이지만, 이번 독립기념관장 임명과 관련해 극도의 분노가 폭발하는 것"이라며 "독립운동 정신을 선양해야 할 독립기념관장이 오히려 독립운동 정신을 훼손하려 한다는 것이 이 광복회장을 분노케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KBS 아나운서 출신인 고민정 최고위원은 "1945년 8월 15일이 광복절이 아니라고 하던 뉴라이트 계열의 극우 인사 김형석을 광복회의 반대에도 독립기념관장으로 앉히더니 KBS 박민 사장은 광복절 당일 이승만 전 대통령의 독재를 미화한 다큐멘터리('기적의 시작') 방영을 편성했다"며 "이를 제작한 단체는 일본의 식민지배 역사를 미화하고 독립의 역사를 지우려 하는 뉴라이트 계열 대한역사문화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성 차원에서 선정해 방송하게 됐다고 설명했는데 역사 왜곡과 친일이 다양성인가"고 비판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윤석열 정권은 밀정 정권이다. 틀림없이 용산 대통령실에 밀정들이 박혀 있을 것"이라며 "일제 식민지배 시절에 한국의 국적은 어디였느냐고 물었더니 일본이라고 대답한 자를 어떻게 독립기념관장에 앉히나"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겨냥해 "김 관장의 작태와 친일·밀정 행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입장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관장은 이날 오후 본인을 둘러싼 논란 등에 대해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