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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 없는 '반쪽 광복절' 현실화…尹정부가 일으킨 뉴라이트 논란[영상]

사건/사고

    광복회 없는 '반쪽 광복절' 현실화…尹정부가 일으킨 뉴라이트 논란[영상]

    독립기념관장 김형석 논란 일파만파
    이외 주요 역사·보훈기관에도 '뉴라이트 인사'
    광복회 "정부 주최 광복절 행사 불참"…사상 처음
    대신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자체 기념식 연다
    뉴라이트가 주장하는 '건국절' 비판 강연식도 개최


    광복회가 윤석열 정부의 제 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독립운동가와 후손들로 구성된 독립유공단체인 광복회가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하는 것은 단 한 번도 없던 사상 초유의 일이다.

    광복회의 불참은 윤석열 정부가 독립기념관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등 보훈·역사 주요 기관에 뉴라이트 계열로 분류되는 인사들을 잇따라 임명한 것에 대한 반발 조치다.

    현행 대한민국 헌법은 물론 이승만 정권조차 제헌헌법을 통해 대한민국은 1919년에 건립됐다고 밝히고 있음에도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만들어 기념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뉴라이트의 의도에도 많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광복회 이종찬 회장은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다시 생각하고 생각한 끝에 이번 광복절 정부 행사는 불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광복회는 최근 독립기념관장에 뉴라이트 계열 인사로 지목된 김형석 고신대 교수가 임명되고, 한국학중앙연구원에도 대표적 뉴라이트 인사이자 경제학 전공자인 김낙년 동국대 교수가 임명되자, 정부를 상대로 임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김낙년 교수는 '일제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정해 역사학계로부터 지탄을 받은 책인 반일종족주의의 공동저자다.

    이 회장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이 뭐 하는 곳인가? 우리 정신문화의 본산"이라며 "이번에 새로 된 사람의 책 '반일종족주의'를 봤는데 피가 거꾸로 솟아오른다. 완전히 친일파 판을 만들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일제 식민 지배가 한반도 경제 발전에 도움을 줬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뉴라이트 인사들이 모여있는 낙성대경제연구소의 박이택 소장은 독립기념관 이사에 임명됐다.

    정부 행사에 불참하는 광복회는 자체적으로 기념식을 열기로 했다. 정부 주최 광복절 경축식에 독립유공단체가 대거 불참하면서 반쪽 행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광복회는 자체 광복절 기념식을 15일 오전 10시,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기로 했다. 광복회와 함께 30여개 독립유공단체가 참여한다.

    기념식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뉴라이트가 주장하는 건국절에 대한 비판 강연회가 열린다는 점이다. 광복회는 "한시준 전 독립기념관장이 '1948년 건국과 식민지배 합법화'를 주제로 강연회를 갖는다"고 밝혔다.

    뉴라이트 성향 논란에 휩싸인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지방보훈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 한편 독립기념관장의 취임에 반발해 광복회가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다른 독립운동가 단체들도 잇따라 불참 의사를 밝히고 있다. 류영주 기자뉴라이트 성향 논란에 휩싸인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지방보훈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 한편 독립기념관장의 취임에 반발해 광복회가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다른 독립운동가 단체들도 잇따라 불참 의사를 밝히고 있다. 류영주 기자
    앞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은 1945년 8월 15일이 광복이 아닌,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 8월 15일에 비로소 광복이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가 도마에 올랐다. 다수 뉴라이트 인사들은 8월 15일을 광복절이 아닌 건국절로 기념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독립을 이뤄낸 광복절이 아닌 대한민국 정부가 세워진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만들어 기념하자는 것이다. 참고로 이승만 정권도 제헌헌법(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들 대한국민은 기미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을 통해 대한민국은 1919년에 건립됐다고 명시했다.

    역사학계에선 뉴라이트가 건국절을 주장하는 배경에 친일 행위를 지우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출범에 기여한 이들의 공을 드높이는 동시에 친일행위를 지우려는 행위라는 것이다. 이승만 정부 출범 당시 친일·반민족 행위 인사들이 참여해 논란이 일었는데, 건국 공로를 앞세워 친일 행위를 덮으려는 의도 아니냐는 것이다. (관련기사: 尹정부의 뉴라이트 득세…광복절에 '역사전쟁' 배경은 친일지우기?)

    박한용 역사학자는 "건국절 제정은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입법화가 시도됐지만 무산됐고 지금은 다른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뉴라이트에서는 대한민국은 독립운동이 아니라 해방 이후 3년 동안 좌익을 상대로 한 투쟁으로 대표되는 건국 투쟁을 통해 1948년에 만들어진 나라라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건국 주체는 독립운동가가 아니라 해방 이후에 반공 투쟁에 나섰던 친일파 등이 된다"며 "한마디로 건국절 제정은 친일파를 건국 공로자로 세우자는 프로젝트"라고 짚었다.

    성공회대 강성현 역사사회학과 교수도 "뉴라이트는 반일감정을 좌익사상과 연결하고, 항일무장 독립운동을 비판하며 이를 이승만의 독립운동으로 대체하려 한다"며 "윤석열 정부는 독립운동을 자유민주주의를 위한 건국운동으로 정의해 홍범도 장군 등이 참여했던 항일무장 투쟁을 지우는 방식으로 뉴라이트 사상을 드러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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