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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도 불났다"…배터리 '두뇌' BMS에서 해법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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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슬라도 불났다"…배터리 '두뇌' BMS에서 해법 찾을까

    벤츠 이어 해외서 테슬라 전기차 화재
    막대한 피해 규모에 전기차 불안 확산
    여러 대책 쏟아지지만 실효성은 의문
    전문가 "BMS에서 해법 찾아야" 조언
    배터리 '두뇌' BMS 고도·체계화 필요

    포르투갈 전기차 화재 현장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연합뉴스포르투갈 전기차 화재 현장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연합뉴스
    인천 벤츠 전기차 화재로 불안감이 확산하는 와중에 이번에는 포르투갈에서 테슬라 전기차에서 시작된 불로 차량 수백대가 전소하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해외에서 일어난 화재이지만 테슬라가 국내 시장에서도 많이 팔리는 모델임을 고려할 때 전기차를 둘러싼 최근의 우려에 악영향을 끼치는 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잇따른 전기차 화재에 여러 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무엇보다 배터리의 '두뇌'에 해당하는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진단한다. BMS의 기술 고도화와 체계적인 관리·감독 시스템 없이 근원적인 안전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테슬라도 화재…전기차 불안 가중

    지난 17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발생한 테슬라 화재는 최근 인천 청라에서 일어난 벤츠 전기차 화재와 양상이 유사하다. 두 사고 모두 주차된 전기차에서 불이 났고, 배터리가 연쇄적으로 폭발하는 열폭주 탓에 오랜 시간 화재가 지속되면서 주변에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 두 화재로 불에 탄 차량만 각각 200여대와 140여대에 이른다. 전기차 한 대에서 시작된 화재가 대형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짧은 기간 발생한 2건의 사고로 여실히 증명됐다.

    테슬라 전기차 화재가 충격으로 와닿는 건 국내에서도 인기 모델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테슬라의 올해 상반기 국내 판매량은 1만7380대로, BMW와 벤츠에 이어 수입차 시장 3위에 올라있다. 점유율은 13.83%로 BMW(27.96%)·벤츠(23.88%)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두자릿수를 기록중이다.

    지난해 상반기 테슬라의 판매량이 3732대에 그친데 비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특히 BMW·벤츠와 달리 테슬라는 순수 전기차만 판매한다는 점에서 테슬라의 판매량 상승은 곧 국내 전기차 증가와도 직결된다. 포르투갈 사례로 노출된 테슬라의 화재 위험이 전기차 시장 전반에 불안과 우려를 가중시키는 요소로 작용하는 이유다.

    배터리 '두뇌' BMS 고도화 필요

    아파트 전기차 충전소에 붙은 전기차 화재 예방법. 연합뉴스아파트 전기차 충전소에 붙은 전기차 화재 예방법. 연합뉴스
    공포로까지 번진 전기차 화재에 정부와 지자체는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다만 내놓은 방안들의 실효성 여부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앞서 나온 충전율 90% 제한이나 전기차 지상 주차 유도 등 대책이 대표적이다.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취지에서 거론됐지만, 현실성이 떨어지거나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본격적인 논의에는 제동이 걸린 상태다.

    업계 안팎에서는 피상적인 대책보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으로 꼽히는 BMS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BMS는 배터리를 전체적으로 관리하고 보호하는 '두뇌'인 동시에 자동차가 배터리를 사용하는데 필요한 제어 정보를 제공하는 '본질'에 해당한다. 배터리팩 안에 탑재돼 전압·저항·내부온도를 기록하고, 이상 여부를 수시로 감지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BMS 기술을 고도화하면 배터리 결함으로 인한 전기차 화재 상당 부분을 예방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현재 BMS는 전압·저항·내부 온도 등 기본적인 정보만 수집하지만 기술력을 높이면 배터리 이상 징후를 미리 감지해 보다 빨리 화재 위험성을 운전자나 제조사 등에 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특정 배터리 셀에 열폭주가 발생할 경우 인접 셀로 전이되는 시간을 지연해 대형화재로 번지지 않도록 방지하는 조치도 가능하다고 한다.

    국내 배터리 전문가인 윤원섭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교수는 "배터리 이상은 온도나 전압 변화 등 시그널이 있다. 배터리 셀 내부 결함이 갑자기 '팍'하고 화재로 이어지는 게 아니다"며 "결함이 조금씩 누적되는 만큼 전압이나 온도를 체크하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 센서로 이를 감지하고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BMS에서 감지한 이상 징후를 외부에 신속히 전파하는 체계도 지금보다 더욱 정밀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BMS는 배터리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필요한 안전 제어를 수행하고, 위험 정도에 따라 차주에게 이를 알려준다. 이상 징후 데이터는 제조사 클라우드로 전송되고, 고객에게는 입고 점검과 긴급출동을 안내하는 문자메시지도 발송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차주와 제조사뿐만 아니라 소방이나 경찰 등 관계기관에도 배터리 이상 징후가 공유돼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기아가 이같은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전기차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판단될 경우 차주와 제조사에 그치지 않고 이상 징후를 즉시 관계기관에 자동 통보하는 체계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자동차 업계가 전동화 전환에 박차를 가하는 과정에서 주행거리나 충전 속도 등 전기차의 효율성만 부각된 경향이 있었는데, 잇따른 화재 사고로 '역시 중요한 건 안전'이라는 인식이 다시 강해졌다"며 "앞으로 전기차 안전의 핵심은 BMS 기술을 얼마나 고도화하고 체계화하느냐에 달렸다고 본다. 남들과 차별화된 BMS 기술을 토대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전기차가 결국 전동화 전환이라는 시대적 흐름에서 성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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