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손흥민이 24일(현지 시각) 에버턴과 홈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영국 매체들과 소속팀 대선배의 비판을 실력으로 잠재운 손흥민(토트넘). 24일(현지 시각)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에버턴과 홈 개막전에서 시즌 1, 2호 골을 터뜨리며 4 대 0 대승을 이끌었다.
레스터 시티와 개막전 아쉬움을 시원하게 털어냈다. 손흥민은 지난 20일 원정 시즌 개막전에서 왼쪽 날개로 뛰었지만 후반 추가 시간 교체될 때까지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고, 팀도 1 대 1로 비겨 승리하지 못했다.
하지만 1경기 만에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은 '우리가 아는 그 손흥민'으로 돌아왔다.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25분 상대 골키퍼 쪽으로 향한 백 패스를 달려가 따낸 뒤 골로 연결했다. 후반 32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수비수 미키 판더펜의 패스를 골문 앞에서 왼발로 마무리했다.
단연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경기 후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양 팀 최고 평점 9.1점을 줬고, 풋몹 역시 9.0점으로 최고 평점을 매겼다. 손흥민은 공식 MOTM(맨 오브 더 매치)로도 뽑혔는데 경기 후 팬 투표에서 65.8%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손흥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동료를 칭찬하는 후덕함도 잊지 않았다. 경기 후 손흥민은 토트넘 구단 채널인 스퍼스플레이와 인터뷰에서 후반 시즌 2호 골에 대해 "'미키, 이건 네 골이야'라고 말해줬다"고 미소를 지었다.
중앙 수비수 판더펜의 지분이 컸다. 후반 32분 판더펜은 우군 골 지역에서 상대 드와이트 맥닐의 침투 패스를 끊어내 곧바로 드리블 질주를 펼쳤다. 10초 만에 상대 골 지역까지 내달린 판더펜은 왼쪽에서 앞서 달리던 손흥민에게 패스했다. 이에 손흥민은 깔끔하게 왼발 슛으로 상대 골키퍼 다리 사이를 뚫어 쐐기골을 완성했다.
토트넘의 4번째 골을 합작한 판더펜(오른쪽부터)과 손흥민. AFP=연합뉴스
이 장면에 대해 일단 손흥민은 "판더펜이 공을 몰고 전진할 때 나는 그냥 옆에서 뛰었다"며 "'지금 패스하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했다. (그 순간에는) 골대까지 거리가 너무 멀었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판더펜이 완벽한 패스를 해줬다. 골을 넣고 난 후에 보니까 팬들이 판더펜의 응원가를 부르고 있더라"라면서 "판더펜, 축하한다. "이런 대단한 수비수가 내 뒤에 있다는 게 기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지난 레스터 시티와 경기도 돌아봤다. 손흥민은 "지난주에 우리가 실망이 컸다"면서 "경기를 그렇게 주도했는데 파이널 서드(공격 지역)에서 좋지 못한 판단과 패스가 많았고, 참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번 주에는 그래도 파이널 서드에서 제 역할을 했다"면서 "모두 침착하게 훌륭한 판단을 보여줬다는 데 매우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당시 토트넘은 공 점유율 71%와 슈팅 15개로 레스터 시티를 압도했는데 결과는 1 대 1이었다. 손흥민도 풋볼365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손흥민을 선발에서 뺄 용기가 있을까"라는 우회적인 비판과 토트넘 출신 제이미 오하라의 "손흥민은 실망스럽게도 후반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고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에버턴과 경기에서 손흥민과 토트넘은 달라졌다. 이날도 점유율은 71%였지만 슈팅 13개에 4골을 터뜨렸다. 손흥민도 팀 동료를 칭찬하는 여유를 보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