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개발사업 민간업자를 상대로 사건 수사를 무마해 주겠다며 거액을 뜯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부동산 업자가 2심에서 감형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이창형 부장판사)는 2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KH부동산중개법인 운영자 이모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13억3천여만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이씨는 2022년 5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백현동 개발업자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에게 검·경 수사와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를 막아주겠다며 13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정바울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거액을 수수하고, 전형적인 법조 브로커와 정치 브로커의 행태를 보였다"며 "공무집행의 공정성과 이에 대한 사회 일반 신뢰를 현저히 저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인과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금품 수수했다는 변호사법 위반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동종범죄인 이 사건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잘못을 반성하고 사회적 유대관계가 분명한 점 등을 살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1심은 "수사기관이 공정하게 공무 집행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회 일반의 신뢰를 현저히 해했다"며 검찰 구형 3년보다 높은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이씨가 수사 무마를 위해 정 회장에게 고검장 출신인 임정혁(사법연수원 16기) 변호사와 총경 출신인 곽정기(33기) 변호사를 소개한 것으로 파악했다.
임 변호사는 지난 22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곽 변호사는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백현동 사건은 성남시가 민간업자에게 용도를 한 번에 4단계나 상향 변경해 주고, 이른바 '옹벽 아파트'를 짓도록 허가해 주는 등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