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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총량관리 관치금융 논란…2단계 DSR 시행

금융/증시

    가계대출 총량관리 관치금융 논란…2단계 DSR 시행

    대출금리는 오르고, 대출한도 막히고…마통도 5천만원 제한

    연합뉴스연합뉴스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른데다 금융당국이 사실상 '대출 총량 관리' 카드까지 꺼내들면서 대출 문턱이 높아졌다.

    실수요자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그 배경으로 오락가락했던 금융당국의 정책이 지적받고 있다.

    금융당국이 시행을 돌연 두 달 연기했던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이달부터 시행된다. 수도권에 대해서는 더 높은 스트레스 금리(1.2%포인트)가 적용됐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지난 6월 일부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 하단은 2%대 후반까지 내려갔다. 그러다 최근 4대 은행의 금리 하단은 3%대 후반~4%대까지 올라간 상태다.

    시중은행들은 대출금리를 역주행한 배경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따르는 차원이었다고 설명해왔다. 지난 7월 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임원회의에서 "성급한 금리 인하 기대와 국지적 주택가격 반등에 편승한 무리한 대출 확대는 가계부채 문제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한 발언이 기폭제였다는 반응이다.

    그런데도 대출 증가세가 잡히지 않자 은행들은 오히려 이자 부담만 키웠다는 지적을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았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은행의 수익이 높아질수록 사회적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대출 금리 상승은 당국이 바란 게 아니다"며 '더 센 개입'을 예고했다.

    당국의 기조를 따랐다는 은행과 개입한 적 없다는 당국의 입장이 충돌하는 양상을 보이자 금감원은 선을 그었다. 박충현 금감원 부원장보는 지난 27일 "대출금리를 올리고 내리는 문제에 대해서 언급한 적 없고, 당국이 개입할 내용이 아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금융노조 김형선 위원장은 29일 총파업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은행은 대출을 줄이기 위해 금리 말고는 마땅한 방법이 없는데 금융당국이 대출을 줄이라는 신호를 주고 이제 와서 금리를 올렸다고 비판하는 것은 문제"라는 입장을 냈다. 김 위원장은 "은행권을 탓하는 것으로 본인들의 무능이 감춰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금리 역주행은 최근 일만은 아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정부는 상생금융을 강조하며 이자 부담을 낮추라는 시그널을 보내왔다. 고금리 상황에서 이자 장사를 한다는 공개 비판도 나왔다. 정책 대출도 확대해왔다.

    금융당국은 올해 7월 시행 예정이었던 스트레스 2단계 DSR 정책을 돌연 두 달 연기하기도 했다. 은행권에 2%대 주담대가 등장했던 시기와 맞물린다. 이른바 주담대 '막차 편승'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더 센 개입' 발언 뒤 금감원은 은행들의 대출 총량 관리에 나섰다. 연초 경영계획보다 많은 가계대출을 한 은행에 패널티를 부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경영계획보다 이미 1.5배를 초과한 수준이다.

    대출 축소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은행들이 내놓은 방안은 2021년 대출 총량 규제 때와 다르지 않았다. 생활안정자금 대출 제한, 주담대 모기지보험 중단, 마이너스통장 한도 축소 등이 반복됐다. 대부분 이달부터 적용된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출금리가 시장금리에 역주행하고, 한도 자체를 제한한다고 해도 이미 부동산 시장이 상승 흐름을 보이는 상황에서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면 그 심리를 꺾기 어렵다"며 "오히려 실수요자들만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역시 실수요자의 대출절벽을 우려하긴 마찬가지다. 은행에 한 주문도 "실수요자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불요불급한 대출 수요를 억제하는 여신 심사를 강화하라"는 것이다. "대출 축소나 금리 조정이 실수요자 불편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스트레스 금리를 0.75%포인트로 상향하는 2단계 DSR은 이달부터 시행됐다. 금융당국은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스트레스 금리를 1.2%포인트로 더 높게 적용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정부는 또, 이달부터 은행권이 모든 가계대출을 대상으로 내부관리 목적의 DSR을 산출하고, 내년부터는 이를 기반으로 은행별로 DSR 관리계획을 수립·이행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가계대출 추이를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하면 DSR 적용범위를 확대하거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상향 등의 추가 조치도 검토할 방침이다.

    박충현 부원장보는 향후 당국의 관련 조치 계획에 대해 "추가적 대책 부분은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고, 최근 은행들이 자체적인 주담대 관리안을 내놓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점검하고 효과를 분석한 다음에 내놓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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