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못했지만 해리스는 할 거야 "킵 고잉! 킵 고잉!"
▶윤지나> 미국시간으로 19일부터 나흘간 떠오르는 해리스를 공식 후보로 선출하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있었습니다. 산발적인 기사들로 누가 연사로 나왔다, 뭐라고 했다 이렇게 많이 보셨을 것 같은데 오늘 2시 라이브에서 박수정PD가 쫙 정리를 해왔다고 합니다.
▶박수정> 첫 날의 주인공은 역시 힐러리 클린턴입니다. 미국에 사는 30대 여성인 제 친구, 한국 이민자인데 테크회사 다녀요. 안에 여성 모임이 있는데 그 안에서 힐러리 연설 가지고 난리가 났대요. 정치에 관심 없던 여자들아, 일어나라! 뭐 하냐! 당장 나와라! 이런 울림을 줬다는 건데요. 1984년에 최초의 여성 부통령 후보로 지목된 제럴린 페라로, 2016년 나 힐러리, 이런 식으로 대통령이라는 유리창을 깨기 위해 도전했던 여성들 얘기를 쭉 하면서 여기에 미래가 있다, 말하고요. 이 날의 명대사 "킵고잉(Keep going)" 계속 가라, 끈기 있게 이어왔던 그 역사를 계속 가지고 가라 했어요. 여기서 사람들의 환호가 가장 길었어요.
CBS 2시라이브 캡처▶윤지나> 현직 대통령인 바이든은 보통 맨 끝에 지지연설을 하는데 이번에는 첫날 나왔어요.
▶박수정> 당연히 내용도 나 후보에서 물러나겠고 해리스 지지해달라라는 내용이었는데, 사람들이 땡큐 조! 이거를 계속 외치는 장면이 나와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대통령으로서 잘해줘서 고맙다인지 아니면 후보를 포기해 줘서 고맙다인지. 얼마나 씁쓸했냐면 이거 끝나고 전당대회 남은 일정 참석 안 하고 휴가를 가버렸어요. 언론에서조차 조 바이든이 강등식을 보는 거 같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연애사TMI를 전당대회에서? 미국 스타일
▶박수정> 둘째 날은 50개 주 대리인들이 나와서 우리는 이제 카멜라해리스를 인정합니다, 돌아가면서 하는 건데 1시간 정도가 소요가 돼서 이제 재미없는 시간이다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뿌이뿌이뿌이~ 하면서 DJ 파티가 시작됐어요. 그 다음 연설은 해리스 남편. 해리스도 잘 모르는데 해리스 남편이 누군지 알 게 뭐야 하고 있는데,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데이트 신청하려고 전화해서 막 아무 말 대잔치 했던 썰 이런 것들을 풀더라고요. 그가 얼마나 좋은 엄마인지, 얼마나 친근한 사람인지.
▶장규석> 미국인들이 이 사람하고 좀 친해지고 싶을 때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이 너네들 어떻게 만났어? 그래서 이 사람을 알고 싶다 할 때는 일단 그렇게 이제 부부가 만난 데이트 이야기, 연애사를 항상 물어봐요. 저도 특파원 있을 때나 외국 친구들 만나면 연애사 얘기 정말 많이 했어요.
▶박수정> 그 얘기를 연설에서 한 20분을 했습니다.
▶윤지나> 우리 전당대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이정주> 어떻게 만났어요? 중매요.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조금 연애사에 좀 각박하잖아요. 특히나 대선 후보 정도 올라가서 보면 경기고, 서울대 이렇고. 배우자도 그렇고.
▶장규석> 노무현 대통령은 그걸로 히트 친 거 아니에요. 장인 좌익 논란 나오자 아내를 버리라는 얘깁니까?
래퍼 혹은 배우 같이 트럼프 욕하고 간 미셸 오바마
▶박수정> 트럼프 담당 일진 미셸 오바마는 트럼프의 발언을 꼬집으면서 완전 비웃는 표정으로 "내 생각에 트럼프가 요즘에 가장 갖고 싶어 하는 직업이 블랙잡스(Black jobs)중에 하나인 것 같아"이런 표현을 해서 엄청난 환호를 받았죠. 트럼프가 앞서 이민자를 내쫓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이민자들이 흑인들의 일, 블랙잡스를 빼앗아가기 때문에 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었거든요.
CBS 2시라이브 캡처▶윤지나> 맥락상 흑인들의 일은 윤석열 대통령의 표현을 빌자면 손발 노동이다, 폄하한 거군요. 그런데 오바마가 흑인이었으니까. 힐러리는 그 말이 잘못됐다는 지적까지 합해서 트럼프는 흑인이 한 그 직업을 갖고 싶나봐, 한 거고.
▶박수정> 트럼프가 가장 두려워하는 게 우리 같은 흑인인 것 같아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너의 세계관에는 우리처럼 교육 잘 받고 똑똑한 흑인은 존재할 수 없는 거지? 막 이렇게 막 비꼬는데 약간 래퍼 같기도 하고 헐리우드 연기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 다음에 뭐라도 해라, 두 썸띵(Do something) !! 하면서 유권자들을 가하게 자극하는 말을 남기고 갔습니다.
▶장규석> 미셸은 정말 명 연설가라는 평이 자자해요.
▶박수정> 그 다음에 남편인 버락 오바마. 나름 연설 천재인데 미셸이 대단했죠. 그래서 오바마도 등장하자마자 첫마디가 나 진짜 바보 아닌가, 미셸 오바마 뒤에 순서를 잡다니. 쿨하게 얘기했습니다.
미국인 피 끓이고 간 부통령 후보 월즈
▶박수정> 부통령 후보 월즈는 나는 이렇게 큰 자리에 처음 와봐서 프롬프터를 처음 본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다가 평범한 아저씨들을 자극하는 연출을 합니다. 풋볼 코치였잖아요. 본인이 가르쳤던 학생들이 이렇게 유니폼을 입고 동창회 모이듯이 올라와요.
▶윤지나> 살이 찐 중년의 모습으로.
CBS 2시라이브 캡처▶장규석> 다른 연사들이 솔직히 무슨 얘길 할지 좀 뻔한 측면 있었는데 월즈 연설이 저는 다른 누구보다 제일 신선했다고 봐요. 무슨 풋볼 코치처럼 얘기했잖아요. 이제 우리 78일 남았는데 4쿼터다. 근데 우리가 지금 점수는 지고 있는데 근데 공은 우리한테 있고 공격 찬스가 왔어. 달려라, 그다음에 무슨 얘기를 하냐면 죽으면 계속 쉴 수 있어. 끝까지 달려!
▶이정주> 풋볼이라는 게 뇌진탕도 오고 몸과 몸이 부딪히는 운동이죠. 아메리칸스타일. 남자들이 뿜뿜하면서 막 심금을 울려요. 이마저도 전략인 거죠. 풋볼이 백인 노동자 계층을 잡는 스포츠잖아요.
▶장규석> 4쿼터 얘기가 나오고 그 얘기를 딱 들으니까 남자들은 피가 끓기 시작하죠. 그리고 복선 역할도 하죠. 월즈 같은 경우는 돈도 없고 너무 평범하고 평범한 보통의 사람 같잖아요? 나중에 해리스가 수락연설을 할 때 "미들 클라스, 중산층을 위한 세상을 열겠다"고 해요. 월즈가 전형적인 미들클라스 표상이죠.
▶이정주> 사람이 본능적으로 알거든요. 미셸 오바마나 해리스나 모두 좋은 교육 받고. 흑인이긴 하지만 계층적 조건을 보면 상위클래스였거든요. 소외감이나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인물과 연설을 전략적으로 배치를 시켜야 되는 거예요.
센 언니 마지막은 오프라윈프리
CBS 2시라이브 캡처▶박수정> 오프라윈프리는 공개된 연사 리스트에도 이름이 없었고 리허설 때도 막 마스크 끼고 모자 쓰고 꽁꽁 숨겼대요. 민주당 사람들끼리도 그날 못 알아보고 끝까지 비밀로 했다고 하는데 이제 깜짝 서프라이즈 스피커로 등장을 했고요. 흑인 유권자들에게 오프라는 너무나 강력한 아이콘이고 크게 어필할 수 있는 인물인데 해리스를 상징하는 보라색 옷을 입고 등장을 했습니다.
▶장규석> 힐러리 클린턴, 미셸 오바마, 오프라 윈프리 모두 바이든이 후보 사퇴하면 내세울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들이죠. 이런 센 언니들의 지지를 내가 받고 간다. 이렇게 각 전당대회 연사들을 배치했어요. 오프라는 특히 트럼프가 제일 무서워했던 후보였어요.
▶박수정> 버락 오바마가 미셸 뒤에 나왔듯이,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힐러리 뒤에 연사로 섰습니다. 확 나이 든 모습을 보니까 진짜 세월 무상이다 싶은데, 딱 이 늙은 모습을 이용해서 얘기해요. 내가 트럼프보다 2살 더 젊어요 라고 농담을 해요.
CBS 2시라이브 캡처▶장규석> 트럼프의 적수로 거론됐던 무서운 사람들, 진짜 센 언니들이 다 나왔는데 이 센 언니들 사이에서 해리스가 어떤 포지션을 보여줬느냐, 사실 거기에 조금 아쉬움이 있어요. 이 센 언니들의 한풀이를 내가 해줄 수 있는 뭔가가 있다 이걸 보여줘야 되는데 해리스의 수락 연설을 보면 트럼프 되면 이렇게 된다, 저렇게 된다, 그래도 뽑을래 이런 네거티브 전략이 더 강해보였단 말이죠. 우리와 관련된, 북한 외교 부분도 한국의 어떤 아니면 국제 정세에 있어서 외교 정책을 어떻게 펴겠다라고 하는 얘기보다는 오히려 트럼프가 이제 김정은하고 만날 수 있다, 나는 그런 독재자랑은 만나지 않겠다 이런 식으로 얘기했죠. 이런 것들은 트럼프하고 차별화시키기 위한 얘기지 외교 정책의 큰 의미로 보긴 힘들어요. 결과적으로 네임드들을 다 델고오긴 했지만 오바마 2기, 바이든 2기 이상 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죠.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출신으로 정치적 자산이 없다 보니까 MB 사람, 박근혜 사람 끌어다 쓰는 것처럼 해리스도 마찬가지로 똑같이 그렇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좀 있고. 해리스 자신이 정치적으로 유능했으면 아마 바이든이 재선에 못 나오게 했을 거예요. 처음부터 자신이 나섰지. 그 정도로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못 보여줬던 거예요.
▶윤지나> 이런 걸 보면은 관운이라는 게 있어요.
▶장규석> 때문에 해리스가 앞으로 정치적인 어떤 역량을 얼마만큼 보여줄 것인가, 트럼프가 너 바이든 정부의 부통령으로서 그동안 뭐 했냐고 물었을 때 얼만큼 답하고 비전을 보일 수 있느냐에 따라 판세가 바뀔 것 같습니다.
CBS 2시라이브 캡처▶박수정> 메인 캐릭터 에너지, 라는 표현을 하더라고요. 이제 나도 메인 캐릭터라다. 이제 그냥 조연이 아니라 주연이라는 건데, 지켜보겠습니다.
미국 대선에 코이너들 영향력은?
▶이정주> 미국 인구가 2억 8천 정도 되는데 이 중에 한 20% 정도가 코인을 갖고 있다는 설이 있어요. 돈 앞에 장사 없습니다. 코이너들은 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는 트럼프를 지지해요. 해리스는 규제 쪽이라고 생각하니까요. 트럼프 지지선언한 케네디 가문에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코인 쪽에서 유명해요.
▶윤지나> 정통 명문 민주당 가인 사람이 굳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특정한 이유가 있다면 그것이 바로 코인이다.
▶이정주> 캐네디 가문이면 우리나라 보수당에서 박정희 가문이라고 보시면 돼요. 박근혜 대통령 자녀가 있었는데 갑자기 민주당으로 넘어온 거에요. 이재명 화이팅, 이렇게 한 거예요. 이 정도의 대환장 파티가 일어난 건데 그분이 와서 지지선언 딱 하는 순간에 코인이 쫙 오르기도 했거든요. 해리스 후보, 민주당이 코인에 대해서 가상자산에 대해서 굉장히 적대적인 포지션이었잖아요. 이거 자산이 아니다 이런 식으로 하다가 본격적인 표 싸움으로 들어가면, 코인 때문에 왔다 갔다 한다 이런 분석이 나오면 조만간 해리스도 가상자산 쪽에 우호적인 입장을 낼 거다 이런 전망도 나와요.